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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사_초등학교 폐교반대 긴급회의 동문회장 개회 인사말(고향, 유년)

우리들의 고향, 아이들의 고향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우리는 지금 위태로운 기로에 서 있습니다.
또한 이 갈림길 앞에서 우리는 또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y
고향은 태생지만을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고향은 그 땅을 이루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말입니다.y
이 작고 아늑한 학교는 우리들 마음의 고향으로 오래 자리해왔습니다.부족하나마 동문회에서 팔을 걷어붙여 노후한 시설을 보수하였고, 도서관 장서보유에도 동문회의 힘이 닿았습니다.그렇게 우리가 한 마음으로, 하나의 사랑으로 살뜰히 지켜온 우리들의 고향이 허물어지려 하고 있습니다.y
크기만 보고 질을 가늠하는 세태가 낳은 비극입니다.
물질만을 중시하는 오늘, 사람들의 눈은 멀어가고 있습니다.
조개 안에 숨은 진주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들, 진흙 속에 향기로 피어오른 연꽃을 짓밟는 사람들의 어리석음 앞에서 학교는 과거의 역사로 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오늘을 지키기 위하여, 모교의 내일을 기약하기 위하여 우리는 오늘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비록 교실은 작을지언정 이곳에서 꽃핀 우리들의 우정은 결코 초라하지 않은 까닭입니다.선생님 수는 적을지언정 선생님들이 몇 안 되는 학생에게 베풀어주시는 사랑까지 왜소하지는 않은 까닭입니다.y
이 학교가 헐리고 나면 아이들은 몇 시간 거리를 지나 큰 학교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 합니다.그곳은 전교생 수가 몇 백 명이 된다지요.
하지만 긴 통학시간을 들여가며 규모가 큰 초등학교에 가는 것이 아이들의 행복을 향상시키는 것일지 저는 의문이 듭니다.우리가 나누었던 끈끈한 우정과 애틋한 사랑을 기억하는 까닭입니다.우리는 비록 전교생 25명으로 졸업했지만 지금까지도 그 우정을 이어가며 초등학교의 일원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의 유년은 평생 한 사람을 형성하는 토대가 됩니다.y
어린 시절 우리가 누렸던 천혜의 자연을,
우리가 공유했던 따뜻한 우정의 시간을 우리의 아이들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이곳을 고향으로 삼을 수 있기를, 고향 상실의 슬픔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기 위하여 오늘은 분노를 표출하고 울분을 토하는 자리가 아니라 냉철한 마인드로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현실적이고 적실한 대안을 제시하는 오늘이 되기를 원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의 열정에 감사드리며 이제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야 할 시간입니다.y부디 자유로이 의견을 개진해 주시기 바랍니다.y
2000년 00월 00일
초등학교 동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