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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_강사 청소년세미나 격려인사말

홀로서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창밖엔 더위를 식혀주는 반가운 가을비가 내리고 있네요.
가을비가 지나간 후에야 비로소 온전히 쌀쌀한 가을 날씨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오늘은 세미나에는 주로 학부모님과 자녀분이 함께 참석해 주셨는데요, 억지로 따라오셨는지 자녀분들 표정이 조금 안 좋습니다.
왜 이런 자리에 끌려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표정들이시네요.
오늘은 바로 옆에 앉아계신, 도무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안 갈 것 같은 부모님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모님을 이해하는 시간이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여러분의 표정이 더 안 좋아졌는데요, 안타깝게도 여러분이 부모님으로부터 진정으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부모님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y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모님으로부터 한 발자국 떨어져 볼 필요가 있지요.
제가 말씀드리는 한 발자국은 방문을 닫아버리고 서로 같은 집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태를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부모.자식 간의 관계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부모를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죠.
청소년기에 여러분이 부모님께 무조건 반항하게 되는 주요한 이유는 배신감과 실망감입니다.어려서 부모님에 대한 기대가 배신당하고 실망한 상처가 툭툭 곪아 터지면서 나오는 것이지요.
이것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가지고 있던 기대치가 여러분이 성장하게 됨에 따라 무너져 내리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여러분이 성장한 만큼, 부모님의 실제가 보이게 된 것이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여러분이사고는 점점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는 반면, 아직은 어린아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이 바라고 꿈꾸는 이상향이 벗겨진 부모님의 실제를 받아들일 만한 아량이 아직은 없는 것이지요.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전혀 생각지 못했던 친구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그 모습에 실망해 싸움을 하거나 멀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다시 화해해 이전보다 사이가 더 돈독해 질 수도 있고요.
그런데 여러분은 부모님 또한 그저 싸우고 화해하며 사이가 돈독해 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부모님의 잘못과 모순된 행동에 대쪽같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는 반면, 자신의 모순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죠.
여러분이 인정하고 싶든, 인정하고 싶지 않든 간에 여러분의 부모님은 모두 불완전하고 부족한 사람입니다.
이 때문에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고, 때론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를 포용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지, 무조건 비난만 하고 등을 돌렸다간, 성숙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게 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여러분이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하게 독립할 수가 있습니다.실망하고 상처받고 화가 난다는 것 차제가 이미 독립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부모님과 유착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부모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정신적인 유착을 끊어내고 독립하는데 불안함과 두려움을 갖지 마십시오.
스스로 독립을 선택할 정도로 강하게 성장한 아이들을 믿어주고, 그 앞날을 응원해 주십시오.
자신의 삶에 확신이 생겨 여유를 갖게 되면, 이제 부모님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서로 사랑하는 단계에까지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 단계가 요원해 보이겠지만, 우선은 그것을 걱정하기 이전에, 한 발자국을 떼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