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_고분지탄 (鼓盆之歎)

“아내를 여윈 한탄”

고등학교 때 국어 시간이었습니다.
4월은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우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생명을 길러주었다. 교과서엔 실렸으나 시험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영시를 정성스레 낭송한 뒤 선생님께서 물었습니다.
시인은 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하품을 깨물던 우리는 그제야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정말 왜 잔인하다고 했나 생각해 봤습니다.
선생님께서 말했습니다.

앞산에 사랑하는 사람의 무덤이 있다고 상상해봐.
눈 덮인 겨울엔 희미했던 무덤이 봄비에 파랗게 모습을 드러낸 거야.
잊었던 슬픔이 되살아나지 않겠니.

고분지탄을 겪었던 할아버지가 생각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토록 우울해 했던 그 표정을 미쳐 깨닫지 못하고 지나쳤던 무심함에 죄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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