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_능곡지변 (陵谷之變)

“언덕과 골짜기가 뒤바뀜. 세상일의 변천이 극심함”

필리프 튀르셰는 ‘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무의식적 감정의 표출 장소로서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주장합니다.
서로 아무런 얘기도 없이 그저 몸을 접촉한 채로 길거리를 걷는 부부의 모습에서 관계의 현주소가 나타난다고 얘기하면서 이 현상을 ‘통제하고자 하는 뇌의 욕구’가 표출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의 부부들은 어땠나요? 나란히 걷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

남편이 앞장서서 걸어가면 아내는 아이 손을 잡고 말없이 뒤따라가는 모습을 길거리에서 늘 보며 대한민국 사람들은 자랐습니다.
능곡지변이지요.
가부장적인 부부 관계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는 이 ‘저만치 앞서가는 임 그림자’ 구도가 줄어든 것에서 대한민국 부부 관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면 그것도 지나친 해석일까요?
‘연인들은 공간 속에서 자신들의 관계를 자연스레 드러낸다.’는 튀르셰의 주장은 약속 장소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내 남자친구의 팔짱을 어떤 손으로 낄 것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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