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_지어지앙 (池魚之殃)

“성에 불이나 성 밖에 있는 연못의 물로 불을 끄느라고 연못의 물이 다 없어져 물고기가 죽게 된 고사에서 비롯된 말로 죄도 없고 아무 관계도 없는데 재앙이 닥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 초반 시인 최영미는 “지어지앙, 컴퓨터와 씹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기계의 물성에 압도당할 물질사회에 대한 통렬한 자각과 선언은 대중적 현기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80년대와 청춘의 종언만이 아니라 그 잔치의 끝은 아날로그 사회의 종언이기도 했지요.

한국 사회는 빠르게 디지털 사회로 돌입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비엠 (IBM)의 굳은모와 엠에스 (MS)의 무른모 논리가 결합하여 지배하는 사회는 곧 보이지 않는 그물로 연결되었습니다.
자연생태계를 흉내 내듯 컴퓨터 바이러스는 그 망을 타고 흘러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나타난 게 88년이란 건 우연만은 아닙니다.
그해 여름 열린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국은 국제화 되었고, 본격적 소비자로 등장했습니다.
오늘날 늘 입말에 올리곤 하는 세계화 혹은 글로벌화를 가속적으로 촉진해온 매개는 바로 이 기계, 컴퓨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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