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사_고등학교 교장선생님 이임인사말(질문과 문제해결)

질문을 독려하고 아이로 하여금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간의 한계에 이르러 밀려가는 나이에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시원하게 빗줄기가 쏟아지는 것이 마치 제가 이곳을 떠날 것을 알기라도 하듯 구슬프게 느껴집니다.
여러분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꺼내려고 하는데요.
이곳에 부임하여 저의 인생이 조금 바뀌었고 생각하고 목표하는 바가 바뀌었음을 고백하고자 합니다.
그저 자리에만 앉았다 가는 교장이 아니라 학생들을 사랑함으로 매를 들었었고 사랑하기 때문에 변화를 도모했던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임용고사 발표 후 고등학교의 부름을 받고 선뜻 응한 것이 어느새 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누가 무어라 해도 저는 자랑스러운 인이고 떳떳한 가족이었습니다.
사립학교라는 특수성에 따른 인연이기는 하나 순간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제 삶의 특별한 날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단순히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현실적 생업의 장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지금의 저를 이만큼 키워주고 보살펴준 은인이라 해야 하겠습니다.
애정이 남다름은 아마 이런 느낌이리라 생각합니다.
요즘에 신자유주의라는 전도된 가치관이 교육 현장에까지 만연하고 있음을 알고 계십니까.
외형적 수치로 나타나는 실적과 결과만을 만능의 척도로 삼는 것을 마치 교육의 지표인양 생각하기 쉽습니다.
더불어 학생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무한경쟁만을 요구하고 있는 세태이니 자못 안타까운 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교육 본연의 의미를 되찾아 지혜와 바람직한 심성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 믿고 있으며 교육의 길을 걷는 우리가 다시금 되짚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경쟁만이 능사는 아니며 우리 아이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경쟁력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이 과제를 안고 앞으로도 교육의 길을 걸어가고자 합니다.
오늘 저는 떠나지만 저보다 훌륭한 교육방침을 가지고 오시는 교장 선생님에게도 한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마빈 토케이어라는 유대교 랍비는 가장 좋은 학생에 관하여 이렇게 이야기하였는데요.
한국에서는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오늘 뭐 배웠니?라고 하지만 유대인은 무슨 질문 했니?라고 묻는다.
나쁜 대답은 있을 수 있지만 나쁜 질문은 있을 수 없다.
가장 좋은 학생은 가장 좋은 질문을 하는 학생이다.
질문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깨달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깨달음이 없이는 아이가 스스로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를 지극히 수동적으로 변하게 하며 의문을 품지 않는 성향으로 인하여 시키는 것 이외의 것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될지 모릅니다.y
질문을 독려하고 문제 해결의 과정을 해법을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교육을 실천해야 합니다.
저는 이제 이 과제를 여러 선생님들께 맡기고 떠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곱고 소중한 우리의 인연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y
2000년 00월 00일
고등학교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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