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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_두 개 인생이 만나는 날(차이, 배려)

두 개의 인생이 만나는 날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기쁜 날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가족 친지 여러분 앞에서 이 두 사람은 오늘,
앞으로의 생에서 만날 모든 것을 함께 하리라 약속하려 합니다.
두 사람의 신성한 날에 주례로 이 자리에 선 저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 젊은 두 사람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비록 사랑이란 이름 아래 만났으나
두 사람은 본래 다른 환경, 다른 가정에서 오래 살아온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망각한다면, 비록 지금은 사랑이 모든 것 덮어줄 것이나, 시간이 지나면 사소한 일에도 실망하게 됩니다.
예전에 어떤 부부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연애 때는 모든 것이 그리 사랑스럽더니, 결혼하고 나니 치약 짜는 습관조차 마음에 안 들더라고 했습니다.
자신은 아래서부터 차근차근 짜는데, 남편은 아무데나 푹 찔러 짠다는 것입니다.
우습지요? 그렇지만 이것이 두 사람이 곧 맞닥뜨릴 결혼의 실존입니다.
결혼식에서 종종 그런 말을 하시는 주례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이제 두 사람은 한 마음 한뜻으로 살아가십시오, 라고 말입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반대입니다.
두 사람 다 20년간 쌓아온, 각자 살아온 방식이 있습니다.그것이 온전히 하나로 합쳐지는 일은 사실 불가능하지요.
저는 다만 다름을, 차이를 인정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혼 초기의 실망감은 나의 배우자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꺼이 인정하십시오.그리고 배려하십시오.
배우자의 취향과 방식을 존중하다 보면 두 사람 서서히 닮아갈 것입니다.
오래된 부부를 보면,
두 사람의 얼굴이 묘하게 닮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기하지요? 긴 세월 내내 서로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배우자의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살아갈 날들은 여러분의 상상보다 더 길고 아득합니다.
그 세월 동안 배려하고 아끼며 살다보면 어느 순간 두 갈래의 길,
하나로 합쳐지게 될 것입니다.
이제 두 사람이 걸어갈 삶에 제가 아는 모든 축복을 드리며 주례사를 마칩니다.
2000년 00월 00일
주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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