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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_교감선생님 퇴임식 인사말(역사, 회고)

교직은 저의 생 그 자체였습니다.
이 자리를 빛내주시는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오늘은 저의 30여 년을 마감하는 날입니다.y
젊은 시절에는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오늘을 맞이하면서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함을 느낍니다.y
오늘 이곳에 설 넥타이를 고르면서 저는 조금 감상적인 기분에 젖었습니다.
그 뿐입니까.그간 낡은 양복으로 연명하던 저는 이번 퇴임식을 위하여 그간 부리지 않던 사치도 부렸습니다.아내가 저를 보며 흠칫 놀라더군요.그렇지만 저는 그 사치를 후회하지 않습니다.제 인생에서 오늘은 그만한 가치를 갖는 날이기 때문입니다.y
대개 마지막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이든, 어떤 것이 끝나든 간에 말입니다.y
하물며 한 사람의 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한 길고 지난했던 역사가 마감하는 날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오늘은 바로 그러한 날입니다.y
제게는 교직이, 선생님이라는 이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학생시절에는 선생님이 되는 꿈을 꾸었고, 젊은 시절에는 치열한 고민을,
이어 현장에서 학생들을 대하며 행복과 번민을 한없이 오갔습니다.
교사라는 것은 제게 있어서는 직업란을 채울 짧은 단어가 아닙니다.
제 삶의 총체가 저 짧은 한 마디 속에 집약되어 있는 까닭입니다.
저는 이제 그토록 사랑하고 고민하였던 현장을 떠납니다.y
날이 다르게 성장해가던 아이들, 존재 자체로 기쁨을 주던 학생들 곁을 떠나고,
연배는 어리지만 어엿한 교사로서 제게 늘 무한한 자극이 되어 주던 교사 여러분을 떠납니다.하지만 제 생은 아직 꽤 많은 날이 남아 있습니다.한때는 교직을 떠나는 날, 제 삶도 끝나는 것이라는 나약한 생각도 했었습니다.하지만 현장을 떠난다 하여, 아이들을 저버리고 학교를 영영 잃는 것은 아닙니다.저는 저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며 그간 미루어두었던 집필활동에 몰두하고, 학교 밖에서 누군가에게 이정표가 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학교 안의 여러분께서는 부디 한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
한 사람에게 올바른 방향을 가리킬 수 있는 교육, 그가 틀린 길을 걸어갈 때는 과감히 설득하여 되돌려 올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의 산 증인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학교의 이름을 멀리서나마 보고 들으며 노년의 만족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여한이 없겠습니다.y
여러분 앞의 저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에 골몰할 것입니다.y
대한민국 교육의 건재한 역사인 여러분, 여러분께 학교를 의탁하며 저는 저의 학교, 오
학생 여러분의 앞날에 밝은 미래가 가득하길 바라며, 이만 기념사를 마치겠습니다.y
2000년 00월 00일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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