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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_여성장애인 협회장 퇴임식 인사말(회고, 존경)

이제 제게 남은 내리막을 준비하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제게 주어졌던 과분한 영광을 내려놓는 자리입니다.y
여러분께서 그동안 보내주셨던 무한한 신뢰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돌아보면 그동안 참 험난한 길 걸어왔습니다.y
절박했던 우리의 권리는 줄곧 무시되기 일쑤였습니다.
법은 모든 사람이 존엄하다 가르쳤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의 존엄성을 내세울라치면 세상은 그리도 냉담했습니다.y
그래서 그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동안 우리의 휠체어는 가끔 삐걱거렸습니다.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의 핸디캡을 안은 우리, 맞서고 이겨낼 것투성이였던 우리.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기억하십니까? 무더위 속에서도 시청 광장에서 한 목소리 한 뜻으로 장애인복지를 부르짖던 일을? 여성장애인에 대한 성범죄를 목도하고 분연히 일어나던 일 또한 기억하시겠지요? 그 모든 순간에 감사합니다.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며 협회는 거목과 같이 견고해졌습니다.
저는 회장으로서 보낸 지낸 날들이 더없이 자랑스럽습니다.y
지난 모든 순간들은 뜨거운 감동으로 제 남은 날의 열정에 불 지펴 줄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올랐던 세상의 오르막들을 기억합니다.y
휠체어가 오르기에 너무나 높고 험했던 그 길들.
그러나 협회의 이름으로, 우리는 마침내 그 길들을 횡단하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오르막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전혀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껏 지켜 본 바와 같이, 여러분은 너무도 강인한 분들이십니다.
숭고한 가치를 위해 고통과 불편을 기꺼이 이겨내는 용기를 가진 분들이십니다.
제게 남은 길은 이제 내리막입니다.
오르막은 사람의 숨을 턱턱 차게 하는 고됨으로 다가오지만 내리막은 한 길 잘못 디디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지요.y
이제 저는 조심히 제게 남은 길들을 내려가고 싶습니다.
그 전에 저를 위해 준비해주신 이 자리에서 저는 모든 진심과 존경을 담아
한 말씀 올립니다.
여러분! 존경합니다.y
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여러분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하며 이제 저는 저의 길로 걷겠습니다.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장애 여성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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