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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_6.25 참전 전우회 회장 퇴임식 인사말(인연, 자부심)

피로 맺은 인연, 잊지 않겠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는 말이 있습니다.y
혈연의 굳건함과 끈끈함을 맺은 이 말은 그러나 우리 전우회를 울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학도병으로 만난 우리들,
젊고 푸른 얼굴은 사라지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일흔이 넘은 노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겉모습은 변하였어도
우리를 묶고 있는 단단한 인연의 끈, 너무 끈끈하여 서글픈 인연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 해를 어찌 잊겠습니까.
우리의 생활터전이 송두리째 무너진 그 날, 그 막막함을.
포탄이 터지고 죽음이 산재한 전쟁터에서 체온만으로 서로의 위안이었고 구원이었던 그 순간들을 어찌 잊겠습니까.
우리들 생 위에 짊어지고 있는 전우들의 죽음을, 젊은 몸 분연히 내던지며 산화한 전우들의 고결한 마지막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나이가 들수록 지난 기억은 더욱 강렬하고 생생하게 다가옵니다.y
죽음 같던 전쟁이 끝나고도 저는 한참을 환청과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제 다리에는 아직도 총알이 비껴 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여러분을 찾았고, 여러분으로부터 많은 위안을 얻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들의 지난 삶은 마냥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으나
하늘 아래 부끄럼 없는 떳떳한 것이었습니다.
최근 시대를 어지럽히는 여러 사안들에 있어서도 저와 같이 행동해주시고 다시 일어나주신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y
오늘 저는 떠납니다.
심신의 노쇠함을 이제 감출 수가 없게 되어 전우회장이라는 무겁고 과분한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든 까닭입니다.그렇지만 여러분, 해병은 죽지 않는다, 라는 말과 같이 저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내내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단 모든 이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과 같이,
전우회 회원님들의 고귀한 이름을 새기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그야말로 역사의 산 증인이자,
영원히 잊히지 않을 역사 그 자체입니다.
그 뿐입니까.대한민국의 안전하고 풍요로운 오늘을 만든 역군들입니다.
오늘 저는 전우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그 자긍심은 제가 죽는 날까지 가져갈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부디 조국을 위하여 헌신하였던 여러분의 젊은 시절을 자랑스럽게 여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인연은 피보다 진하고 칼보다 굳센 것임을 압니다.
죽음으로도 놓지 않을 귀중한 인연,
여러분을 죽는 날까지 기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y
여러분께서도 부디 사단 을 기억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y
2000년 00월 00일
6.25 참전 전우회 시 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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