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시문_학부모 동호회 강사 훈시문(욕심, 아이)

과한 욕심이 아이를 망칩니다.
엄마들은 기억합니다.
아이가 처음 세상에 온 순간을, 꼬박 아홉 달을 뱃속에 품고 있던 아이를 마침내 품에 안았을 때 그 감격을 엄마들은 낱낱이 기억합니다.y
아이가 처음으로 웃음을 터트렸던 순간을, 아이의 입안에 새하얀 첫 이가 돋던 날을, 아이가 처음 엄마!라고 부르던 순간을, 아픈 아이를 안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맞았던 새벽의 서늘함을, 며칠을 앓고 일어난 뒤 한층 깊어진 아이의 눈빛을, 아이가 세상에 첫발을 내디녔을 때 유난히 커 보이던 책가방을, 그리고 사는 일에 지쳐 있을 때 아이가 건넸던 서툰 위로를 모두가 기억하지요.
때로는 가슴 벅찬 감동으로, 때로는 가슴 저린 아픔으로, 엄마는 아이와 길고도 짧은 시간을 함께하지요.
아이로 인해 가슴 벅찬 기쁨도 느끼고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도 느꼈지만, 작가의 삶에 가장 귀한 선물은 아이였지요.
세상 모든 엄마가 그렇듯이 말입니다.y
네가 태어난 순간부터, 내 세상의 중심은 바로 너란다.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만들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시간을 살게 됩니다.
엄마들의 아침은 날이 밝아올 때가 아니라, 아이가 눈뜰 때 비로소 시작되지요.
아이가 세상에 온 뒤로 날마다 뜨는 해도 우리 아이를 보려고 어둠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듯하고, 봄이면 늘 피는 꽃도 우리 아이를 따라 웃느라 꽃망울을 터트리는 듯합니다.
아이가 처음 엄마! 하고 부르던 순간엔 들판을 내달리던 사슴도 우뚝 멈춰 서서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만 같습니다.
해와 달과 별, 구름과 비와 바람, 꽃과 나무와 새를 비롯한 세상 모든 것이 우리 아이와 함께하고 우리 아이를 위해 존재하는 듯하다.
아이가 첫 걸음마를 시작할 때는 넘어질 듯 위태로운 발걸음을 땅이 단단히 받쳐주고, 아이가 울 때는 하늘도 아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같이 울어줍니다.y
아이가 학교에 갈 때는 온 세상이 함께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고요.y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이런 감동은 서서히 희미해져갑니다.
엄마는 코치가 되고 아이는 선수가 되어 앞으로 앞으로 내달리기 바쁜 까닭이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어느덧 공부해라, 게임 좀 그만해라, 책 좀 읽어라, 텔레빠 그만 봐라, 음식은 골고루 먹어라 하는 잔소리로 바뀌어갑니다.
그래도 엄마의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아이가 안겨주었던 행복감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비록 늦은 밤 잠든 아이를 바라볼 때나 그곳에 이르는 문이 살짝 열리긴 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y
과한 욕심은 아이들을 망칩니다.y
과한 사랑은 자칫 오해가 되어 아이들을 구속하고 옥죄움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y
하지만 사실은 아이와 함께한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한 한 달 한 달, 아이와 함께한 한해 한해가 우리에겐 모두 기적이었음을, 네가 내 아이라는 것, 그게 바로 기적이 아닐까요.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학부모 동호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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