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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시문_회사 세미나 대표이사 훈시문(젊음, 과거)

젊었을 때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이제 한 달 반 정도 지나면 저는 꼭 50년을 산 셈이 됩니다.
드라마 제만로 <아직은 마흔 아홉>이란 것도 있었던 것 같고, 책 제만로 <여자 나이 마흔 다섯>이란 제목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쉬움이 짙게 배어있는 제목들 이지요.y
이제 저는 이 나이들을 모두 지나 보냈습니다.
그런 스스로에게 되물어 봅니다.
과연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정말 정직하게 대답하거니와, 단연코 아니다 입니다.
그것 참 희한한 일이지요.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니.
흔히 사람들은 젊었을 때가 좋았다 그때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때가 그립다 늙어서도 언제까지나 젊게 살자 등의 말을 자주 하지 않던가요.
그런데 실은 전혀 아닙니다.y
궁금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본 대부분의 사람은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제 한창 나이인 20대는 물론 아니다였고, 30대도 40대도 50대도 모두 그랬습니다.
흔히 여자들이 젊음을 더 아쉬워한다고 생각하는데, 저에게 답변해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여자였습니다.
그런데도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y
지금이 제일 좋다고 물론 대답한 그들이 특별히 부유하거나 잘나가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입시에 시달렸던 10대 시절은 끔찍했고 20대는 불안하고 괴로웠다고 이야기 합니다.
지나고 보니 너나없이 30대는 일에 너무 치여 살지요.
일도 어느 정도 할 만하고 의욕도 있고 힘까지 있으니 일을 자꾸 하게 되는 것 입니다.
전업주부는 이 나이에 출산과 육아로 온통 진을 빼고 40대가 되니 포기할 것을 포기하게 되고 미래의 불투명함도 다소 줄어들면서 안정감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니, 그것도 좋습니다.
50대가 되고 보니, 몸이 여기저기 아파오는 것을 제외한다면 마음과 머리의 상태로는 가장 편안한 듯합니다.
지금이 이렇게 좋은데, 그 불안하고 미숙했던 20대가 그립냐고.
천만에 말씀이지요.y
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또 있습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과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더 나이를 먹는 것은 싫다는 것 입니다.
이들은 40, 50대들이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워했습니다.
참 흥미롭지 않습니까.
자신의 경험을 가만히 되짚어 보면 분명 자신의 젊은 날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데도, 젊음이 늙음보다 좋다는 생각을 너무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입니다.
도대체 젊음이 늙음보다 좋다는 생각은 뭐란 말인가요.
경험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면 분명 거짓인 그런 생각이 어떻게 이렇게 의심할 수 없는 확고한 보편적 상식으로 자리할 수 있단 말인지요.y
시간이란 것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므로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늙으면 죽음과 가까워지는 것이므로 그 불안감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 듦에 대한 우리의 공포, 젊음에 대한 무조건적 집착은 그 수준을 넘어서 있습니다.
그건 이데올로기라고 할 만 하지 않습니까.
이 젊음 이데올로기 유포의 첨병은 대중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본주의적 시장이 계속 신상품을 내어놓듯 대중문화는 계속 새로운 젊은 육체를 전시하고 소비하게 합니다.
미숙함을 부러워하게 하고 늙음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만듭니다.
부끄럽고 추한 것은 나이 듦이 아니라, 나잇값을 못하는 것 입니다.
나잇값을 제대로 하려면 자신의 나이 듦을 긍정해야 하겠지요.
이제 이 젊음 이데올로기가 허위의식이란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얘들아, 나이 드는 거, 그거 좋은 거란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다 나이 덕 아니겠습니까.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회사 세미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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