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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_사고 희생자 가족대표 희생자 가족모임 격려인사말

먼저 간 사람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을 생각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가을을 어떤 계절로 정의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그리움의 계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짙은 녹음에 둘러싸여 있을 때는 그 싱그러움에 가려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잎의 색이 점점 흐려지고 그 수를 줄어가면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해질 녘 노을이 보이고 사람들이 보이고 자신이 보이기 시작하며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과 관련된 다른 것들이 떠오릅니다.
헤어진 사람이 떠오르고 멀리 떠난 이가 떠오르며 그들이 그리워집니다.
더위를 덜어낸 하늘이 잎을 덜어낸 나무가 습기를 덜어낸 구름이 우리의 마음을 허전하게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더 많이 그리워하고 더 많이 추억하고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9월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으로 참석을 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시간은 어쩜 이리 빨리 흐르는지 하루가 천 년처럼 느껴졌었는데 지나고 나니 한결 꿈만 같습니다.
자연재해의 힘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지 새삼 되돌아보았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먼저 간 사람은 이미 없으니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삶의 희망을 그만 놓을까 하는 어리석을 생각도 하였지요.
하지만 그것은 먼저 간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이며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열정을 더하고 있는 힘껏 살아주는 것으로 대신해야 합니다.
하루가 길게만 느껴진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사고의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생각하며 고인의 넋을 기려야 하겠습니다.
하용조 목사는 목적이 이끄는 삶에 관하여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는데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늦어서 실패하는 사람이 있고, 너무 빨라서 일을 망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속도에는 욕심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방향이 있는 삶, 목적이 이끄는 삶, 절제가 있는 삶에는 실패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과연 잘 나아가고 있는지 살피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속도는 그다음의 문제입니다.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 방향으로 전진하도록 온전히 노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목표가 없는 사람은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생의 절반 이상을 쓸데없는 것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주어진 열병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눈물과 아픔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지만 우리는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는 것입니다.y
먼저 간 사람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그것이 아닐까요?
각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귀한 시간을 값지고 의미 있게 보내도록 노력하는 우리가 되며 오늘을 잊지 말고 기려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사고 희생자 가족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