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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_시장상인집회 발표자 격려 인사말(삶, 가르침)

시장에는 인생이 있습니다.
삶이 느껴지고 생기가 느껴지는 곳, 시장만 한 곳이 없습니다.
의무적으로라도 가끔 시장에 오곤 합니다.y
상인의 에너지를 받기 위함이고, 과거 저희 어머니의 일터이기도 때문이지요.
한 바구니에 만원이라는 물건, 푸른 사과를 팔았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길바닥에 늘어놓은 탓인지, 낙과처럼만 보이는 사과 더미 속에서도 어머니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했습니다.y
바구니마다 대여섯 개씩 담아놓고 외치는 어머니에게 끌려 사람들은 푸른 사과에 눈길을 주곤 했습니다.y
어서어서 팔아치우고 돌아가야 한다는 듯 어머니의 손길은 항상 재빠르고 민첩했습니다.
남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는 꿋꿋함으로 손님을 불러 세우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아이의 엄마일 것만 같은 사람.
그렇지 않고야 저렇게 용감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항상 죄인이고 감사했습니다.
떨이도 못하고 막차마저 놓치고 나면 하염없이 먼 밤길을 걸어오던 어머니였습니다.
그런 엄마를 기다리며 정류장에 나가 서 있는 사람은 저뿐이었지요.y
왜 안 자고 나와 있느냐는 살가운 말 한마디 건네면서 항상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성적이 잘 나와 기분 좋은 날 맛있는 것을 사주면서 어머니는 술을 한잔 드시면서 하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y
우리가 엄마와 딸이 아니었다면 영원히 비켜나갔을 텐데, 인연은 때로 너무 가혹한 것이라서 너에게 미안하구나.
모두가 가족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셨겠지요.
오늘의 치열한 삶을 가족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항상 하고 싶었으나 차마 입밖에 떨어지지 못했던 말이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입니다.
사실은 어머니의 자식으로 태어나 더 많은 세상을 보고 느끼며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는 감사함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 어머니뿐만 아니라 시장상인의 어느 어머님에게도 같은 말일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사신 여러분이야말로 인생 가르침의 본보기가 아닐는지요.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시장 상인 집회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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