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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_위탁모 모임 20주년 회장 기념 인사말(눈물, 사랑)

우리가 흘린 눈물만큼 행복해진 세상
안녕하십니까?
지난 시간들 돌이켜보니 우리 참 많이 울었습니다.y
이별을 겪는 것이 처음도 아닌데, 아이와 이별할 때마다 매번 그렇게 눈물 흘리고 가슴아파했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이 함께 해 주셨기 때문에,
아이의 영아기는 아름다운 시절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무의식은 태어나면서부터의 순간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릴 때의 기억이 각인되어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한다고도 합니다.
상처 가득한 아이들에게 사랑 받은 기억을 주신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나누어준 사랑으로 아이들은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y
사실은 우리가 필요 없는 세상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텐데요.
회장인 저는 밀려드는 전화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만 합니다.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예민한 상태인 아기들을 데려와
내 몸 돌보듯 안고 어르고 돌보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받은 것도 많지요.y
저희 집은 대학에 들어간 아들만 둘이라 집안이 우울하고 활기라고는 조금도 없었습니다.
대화할 일도, 웃을 일도 없이 무미건조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y
그런 차에 제가 이 일을 시작하면서 기적처럼, 사랑이 온 가정에 퍼져 나갔습니다.
아기를 부르고, 서로 안고, 돌보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아기의 눈이 오죽 예쁘고 맑은가요.
조그만 손가락이며, 방긋방긋 짓는 미소며.
모두가 아기에게 매료된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아들 녀석들이 저보다 더 아이에게 정이 담뿍 들어서 보낼 때 펑펑 울었답니다.
그 아이를 입양 보내러 가는 길에 어찌나 발이 안 떨어지던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중에 입양가정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사진을 보고서는 비로소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y
우리는 아기들이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삶으로 가기 위한
임시 정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친 마음 쉬면서 기다리는 곳이지요.
아기들의 다쳤던 몸과 마음 어루만져 주는 곳,
아기가 이토록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 아기는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곳.
그래서 우리 많은 이별을 겪고 그토록 많이 울었지만,
우리가 흘린 눈물만큼 세상은 더욱 행복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y
여러분, 그동안 여러분이 나누어주신 사랑에 갈채를 보냅니다.
제게 여러분은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란 분들이십니다.
여러분의 사랑으로 불 꺼진 세상에 촛불 하나 켜졌습니다.
사랑이 일렁이는 이곳에서 여러분과 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위탁모 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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