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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_천문 동호회 10주년 회장 기념 인사말(인연, 여유)

별과 같이 빛날 수 있도록
안녕하십니까? 페가수스자리가 선명히 보이는 가을밤입니다.
별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소중한 추억들이 모여 오늘로 우리 동호회는 10주년을 맞습니다.무엇보다 변함없이 동호회의 발전을 위해 참석해주시고 많은 의견 전해주신 회원 분들께 감사합니다.y
사람은 자신이 자주 접하는 것, 사랑하는 것을 닮아가게 마련입니다.
고요한 밤, 그 속에 가만히 빛내는 별을 사랑하는 여러분은
그래서 가장 온유하고 아름다운 분들이십니다.
저는 이 동호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작년 가을, 우리 mt를 떠난 날 쏟아지는 별들 사이에서 저는 저만의 별을 찾았지요.
바로 제 아내를 이곳에서 만났습니다.y
알퐁스 도데의 별에서처럼 가장 아름다운 별이 내 가슴에 내려앉는 느낌이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우리는 그 이후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이 동아리, 별은 어떤 의미이십니까?
제게는, 아름다운 것을 희구하는 영원한 동심을 갖게 해주는 것이 저 별입니다.
별이 있다는 이유로 저는 팍팍한 일상 속에 밤하늘 한 번 올려다보게 하는 여유를 갖습니다.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심원의 우주는 제 답답했던 마음을 탁 트이게 합니다.
또, 우주 속의 나를 생각해보게 하지요.y
한국에서 나는 이렇듯 많은 일과 사람에 지치지만 우주 속에 나는 어쩌면 먼지보다도 가벼운 존재, 라고 생각하다보면 내가 집착해왔던 모든 일들이 하찮게 느껴지고 지친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낍니다.y
이렇듯 100만 광년 전에서 온 반짝임, 저 빛이 언제나 저를 살아있게 합니다.
여유롭게 합니다.y
그러고 보면 우리는 아주 단단한 인연으로 묶여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별빛을 보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보고 있는 저 아름다운 빛은 실은 백만 광년 전으로부터 온 것이라 합니다.
믿기십니까,
백만 광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는 이곳에 함께 있습니다.y
저는 오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별을 다시 바라봅니다.
우리 동아리가 별처럼, 먼 훗날에도 빛날 수 있기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보내는 빛을 받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 사는 내내 별과 같이 아름다울 수 있기를.
제 인사말은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밤은 이제 시작이지요.
이제 같이, 별을 바라볼 시간입니다.y
2000년 00월 00일
천문 동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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