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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_6.25 기념식 발표자 기념 인사말(이산가족)

이간가족의 슬픔을 생각해야 합니다.
소년은 11살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수술을 받으러 서울로 갔고 떠나기 전날 어머니는 소년에게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했습니다.y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그날따라 소년은 숙제를 해야 한다며 꾀를 부렸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얼굴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한참 동안 쳐다봤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서울로 떠난 엄마는 하얀 상자 속의 유골로 돌아옵니다.
상자 속에는 아들에게 주려고 챙겨 놓았다가 미처 못준 노란 귤 몇 알이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장군의 수염>에 나오는 이어령 교수의 어머니에 대한 회한입니다.
그 몇 알의 귤은 어머니와 함께 흙에 묻혔다.그것은 먹는 열매가 아니었다.그것은 사랑의 태양이었고 그리움의 달이었다.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어머니와 작별한 한은 평생을 사무칩니다.
내 이제 어디에 가 그 귤을 구할 것이며, 내 이제 어디에 가 어머니의 다리를 주물러 드릴 수 있을까.
철부지 아들을 두고 떠나는 어머니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요.
지난해 사랑하는 딸을 잃고, 올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슬프디 슬픈 광릉 땅이여! 두 무덤이 나란히 마주보고 서있구나.
허난설헌의 시 곡자입니다.y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애곡이 창자를 끊는 듯합니다.
자식은 언제나 어머니의 눈물샘이지요.
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고들 합니다.y
하지만 그 강한 어머니도 자식 앞에서만은 한없이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이어령 교수가 <지성과 영성>이라는 책에 인용한 중국 당나라 때의 전기 소설 입니다.
두자춘이라는 이가 신선수업에 나섭니다.
선인이 되려면 희로애락을 버리고 어떤 일이 닥쳐도 입을 열지 않아야 합니다.
두자춘은 온갖 공포와 고통 속에서도 입을 꾹 다물고 참습니다.
이윽고 그는 여자로 태어나 마지막 시험을 받습니다.
남편은 그의 입을 열기 위해 아들을 절구에 넣고 쳐 죽이려 합니다.
두자춘은 그만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릅니다.
숱한 고비를 넘었지만 모성애만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겠지요.
96세 어머니가 71세 딸을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90세 아버지가 환갑의 아들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금강산의 남북이산가족 상봉 장면들입니다.
잠귄 줄 알았는데 어언 60년이 흘렀지요.y
다들 이별인 줄도 모르고 이별했습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것이 마지막인 줄을.
그때의 철부지들이 어느덧 세상과 작별하고 있습니다.y
마지막까지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은 채 말입니다.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6.25 기념식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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