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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_폭풍전야 (暴風前夜)

“폭풍이 몰려들기 전날 밤과 같이, 무슨 변고가 일어나기 전의 잠깐 동안의 불안스런 정적을 비유”

예술을 업으로 사는 사람들의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과연 먹고 살 수 있을는지, 이쯤에서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것을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삶이 항상 폭풍전야입니다.

그러면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소설에서 한 장의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사르트르의 다음과 같은 글을 곱씹습니다.
‘절망 속에서 죽는다.
제군들은 지금도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그냥 죽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태어난 것을 후회하면서, 치욕과 증오와 공포 속에서 죽는 일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길 원하지 않았으나 태어나 눈을 뜨고 돌아보니 사방이 적막강산이다.

고요하고 어두운 저곳에 짐승 같은 눈빛들이 번쩍이며 그게 바로 나의 미래라는 걸 깨닫는 순간 삶이 무의미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는다.
생명이 있는 한 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알고자 하는 욕구도 멈추지 않는다.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치욕과 증오와 공포라는 동반자를 만난다.
태어난 것을 후회하면서 떠나는 자들.
그들의 뒤를 한 시대가 뒤따른다.

세상이 가르쳐준 욕망을 실현하려는 헛된 노력 끝에 절망 속에서 하나 둘 죽어간다.
왜 사냐건 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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