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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사_교사 마술동호회장 송년회 인사말(공감, 눈높이)

공감하는 법을 배운 한 해에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회원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처음 마술을 접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 번째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이번 해도 그만입니다.달력의 마지막장 앞에서 마술동호회의 회장인 저는 일 년을 가만히 돌아봅니다.y
우리는 같은 지역의 교사들로 만났습니다.
낯익은 얼굴, 교사라는 접점으로 우리는 금세 친해졌지요.
마술은 그런 우리들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주었습니다.
마술로 맺은 인연도 많습니다.여름, 병원 어린이 병동에서 조촐한 공연을 가졌을 때 해맑게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던 그 눈들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커튼 뒤로 들어갔다가 나오기가 수십 번, 그런데도 피곤한 줄을 몰랐습니다.아이들의 웃음과 환성 속에서 아마추어인 우리들은 최고의 마술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y
생각해보면 손재주도 없고 무딘 제가 마술을 시작하게 된 것은 순전히 학생들 때문이었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흥미를 쉽게 잃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고민이 마술 동호회로 이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로 생각했었지만
여러분과 저, 우리는 마술 동호회를 통하여 큰 수확을 얻었습니다.
바로 공감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수업을 하면서 가장 놓치기 쉬운 것이 바로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는 것입니다.
늘 일정 진도를 완수해야 되는 까닭에 학생들을 하나하나 신경써줄 수 없었고
재미있는 수업은 생각도 하지 못했지요.y
하지만 마술 동호회를 하면서, 관객의 눈을 보고 환성을 들으면서 우리는 배웠습니다.
하나가 되는 법, 아이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추는 법을 말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동호회에서 저는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다가오는 해에도 여러분과 같이 좋은 분들과 함께 한 해의 달력을 채워나가고 싶습니다.함께 교육과 내일을 이야기하며 공감의 철학을 배워갔으면 합니다.
한 해 동안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y
부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y
어느새 시간은 저녁을 지나 밤으로 치닫고 있습니다.저 어둠을 뚫고 다가올 새해, 여러분께 웃음과 행복이 깃들기를 기도하며 송년 인사를 마칩니다.
2000년 00월 00일
교사 마술 동호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