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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사_벽화 동호장 송년회 인사말(세상, 아름다움)

낡아가는 것들에 아름다움을 부여했던 한 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해의 마지막을 여러분과 같이 좋은 분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 몹시 기쁘게 생각합니다.지난 시간들과 추억들을 돌아보며 새삼 감회에 젖습니다.지난 시간들을 밝혀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y
우리 동호회는 년의 시간 동안 허물어지고 낡은 것들에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우리의 캔버스는 이젤 위가 아닌 바로 세상이었습니다.y
그런 의미에서 벽화를 그리는 일은 단순한 미술을 넘어 우리에게 하나의 사명과 같았습니다.y
사실 벽화는 그 스케일 면에서 여타의 일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롤러로 벽을 칠해가는 과정은 팔이 끊어질 듯 고통스럽기까지 하며 거대한 규모의 그림을 그리는 일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y
특히 그 어느 때보다 무더웠던 이번 여름,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더위의 가혹함 속에서도 불평 한 마디 없이 그림에 몰두한 여러분에게 새삼 감사드립니다.그렇게 함께 땀 흘리면서 우리는 아름다운 작품들을 빚어냈습니다.y
우리의 매 시간은 모든 쇠락한 것들에 빛을 비추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것들, 그늘 속에 자리한 담에 우리가 비춘 빛으로 세상은 얼마간 더 아름다워졌습니다.우리가 그려 넣은 그림은 단순한 그림 이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잊힌 거리, 잊힌 길에 생명을 불어넣은 시간이었습니다.y
새로운 생명을 얻은 거리는 더 이상 초라하지 않습니다.우리의 그림들이 있는 담은 쓸쓸하지 않습니다.y
세상 어느 곳도 어둡거나 춥지 않도록, 아름다운 벽과 상상력으로 가득하도록 우리가 불어넣은 에너지가 자랑스럽습니다.y
여러분과 앞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y
우리의 손끝에서, 우리의 땀과 노력으로 한 차원 더 아름답고 눈부신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오래도록 열정을 태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 년을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오늘, 저는 우리 동호회가 내년에도 부디 세상에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로 번영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y
초라한 풍경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여러분,
겨울 속에 숨은 봄을 먼저 보는 여러분,
여러분이 가진 혜안과 영감에 저는 항상 감사드립니다.오늘 이 자리에서는 벽화 전시회와 함께 지난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사진전이 개최됩니다.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주시며 한 해를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인사말을 이것으로 마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시 벽화동호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