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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사_고등학교 졸업식 학생대표 송별 인사말(추억, 비상)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졸업생 대표 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식을 치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우리는 정든 교정을 떠나 더 큰 세계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계절도, 세월도 정말 쏜 살과 같이 지나갔습니다.y
이 학교에서 우리는 때로 절망하였고, 분노하였고, 고민한 날도 많았습니다.
인생의 물길을 결정지어야 하는 고3때는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허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신나게 웃고 미래에 대해,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던 시간만은 보석 같이 느껴집니다.
이제 떠나려니 잊지 못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운동장 한 구석을 늘 지켜주던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잊지 못할 것입니다.그 푸른 그늘 아래 새겼던 추억은 더욱 잊지 않겠습니다.y
우리를 위해 같이 웃고 울어주신 선생님들, 우리의 진로에 대해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시던 그 얼굴을, 맞잡아 주신 따스한 손을, 그 때 느낀 감사한 마음을 내내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가장 외롭고 예민한 날들을 함께 보낸 학우들의 얼굴, 가장 지치고 힘든 날마다 두고두고 꺼내어 기억하고 싶습니다.
한용운의 시 구절처럼 우리는 만날 때에 헤어짐을 의심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약속합니다.
우리의 이름 앞에 평생을 함께 할 고등학교, 우리의 영원한 모교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우리가 앉았던 교실에서, 우리의 온기가 닿았던 책상과 의자를 물려받아 청운의 꿈을 키워갈 후배들에게도 선배로서 아쉬움과 함께 넘치는 애정을 전합니다.y
이 짧은 인사가 끝나면 정말 안녕인 것 같아 목메는 마음 주체할 길 없습니다.
참석해주신 부모님, 가족여러분, 사랑하는 선생님들 우리는 이제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들과 같이 서툰 날개를 펴보려 합니다.y
오늘의 헤어짐은 결국 가슴 끊어지는 이별이 아닌 더욱 넓고 아름다운 세계를 향한 비상일 것입니다.
우리의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우리가 때로 비틀거리고 길을 잃을 때에 일깨워 주십시오.y
우리가 머물렀던 고등학교라는 따뜻했던 둥지를.
바람이 살 에는 2월에 우리는 이렇듯 헤어지지만 햇빛 눈부신 봄날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저는 학교의 모든 것들에 이제, 안녕을 고합니다.y
여러분 끝으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y
고맙습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고등학교 졸업생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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