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s Off on 송별사_초등학교 선생님 송별식 인사말(추억, 감사)

송별사_초등학교 선생님 송별식 인사말(추억, 감사)

꽃 떨어진 후에 비로소 열매 무르익듯이
여러분, 이렇게 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여러분의 따뜻함에 무척이나 감동받았습니다.한편으로는 제가 이런 융숭한 대접을 받을 만큼 학교에 보탬이 되는 존재였던가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합니다.y
처음 이곳에 부임하게 되었을 때는 헤어짐이 이토록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오히려 집에서 한참 먼 이곳 도에 배정받게 되어 쓸쓸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정든 집을 떠난다는 부담감과 허전함만 가득했습니다.y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과 함께 순수하고 예쁜 학생들의 마음이 제 쓸쓸했던 가슴을 채워주었습니다.스승의 날, 아이들이 저에게 선물했던 큼지막한 고구마 바구니가 아직도 생생합니다.커다랗고 단 호박고구마는 그 날 그 어떤 선물보다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너무도 순박하고 때 묻지 않은 그 마음들에 감사합니다.또한 늘 멀리서 온 저를 배려해주셨던 상냥하고 친절하신 동료 선생님들과 더불어 저의 지난 시간은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저는 오늘 떠나지만 이곳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제게 낯선 섬에 불과했던 이곳 도는 이제 제 생에서 너무나 소중한 추억의 장소로 남을 것을 확신합니다.y
삶의 순간순간, 절경을 이루던 이곳 바다의 낙조를 기억할 것이며
학생들의 어여쁜 얼굴을 하나하나 기억할 것입니다.
오늘의 이별은 너무도 아쉽지만 제가 떠난 자리에 더욱 열정적이며 훌륭한 선생님이 오셔서 학생 여러분들을 지도해주실 것입니다.새로운 선생님과 더욱 충실한 날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낙화는 슬프지만, 꽃 떨어진 자리에 희망의 열매가 맺히는 것을 아는 까닭에
흐르는 눈물을 참아봅니다.
꽃과 같은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오늘의 이별이 더욱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저는 이제 바다를 떠나 육지로 갑니다.
조금 있으면 노을이 이곳 도의 비취빛 바다 위를 붉게 물들일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등지고 저는 다시 떠나온 곳으로 돌아갑니다.
곧 시간이 파도와 같이 밀려와 우리들이 만들었던 지난 순간은 과거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바다는 영원히 여러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저에게 주신 사랑과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초등학교가 더욱 발전하기를,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기도합니다.y
이것으로 제 인사말을 마칩니다.여러분,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2000년 00월 00일
초등학교 선생님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