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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_대표이사 신년회 인사말(참된 것, 소망)

올해에는 참된 것을 소망하기를 바랍니다.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
잘 알려진 서양속담 입니다.
어리석은 사람만이 반짝이면 금이라고 믿겠지요.y
하지만 세상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반짝거린다며 금이 아닌 것을 좇느라 금쪽같은 인생을 허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가짜 목걸이를 진짜인 줄 안 주인공은 인생의 10년을 바쳐 그 값을 치릅니다.
아이 가엾어라, 마틸드! 그건 가짜였어.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되지 않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모두의 가슴을 치게 만듭니다.
이렇게 허망한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피천득의 수필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은전 한 닢이라는 중국 상하이에서의 목격담 입니다.
늙은 거지가 가게에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은전 한 닢을 꺼내 진짜인지 보아 주십시오라고 합니다.y
상인은 돈을 살핀 뒤 하오(좋소) 하며 내줍니다.
거지는 기뻐하며 얼마를 간 뒤 다른 가게에 들러 똑같이 묻습니다.
어디서 훔쳤어? 상인의 추궁에 거지는 돈을 가슴에 품고 달아납니다.
그러더니 어느 골목에 숨어서 손바닥에 은전을 놓고 넋을 잃고 들여다봅니다.
누가 도와줬소?라고 묻자 거지가 답합니다.
훔친 것도 얻은 것도 아닙니다.한 푼 한 푼 받은 돈에서 몇 닢씩 떼어 모아 이 귀한 은전을 손에 쥐게 됐습니다.여섯 달이 더 걸렸지요.
왜 그렇게 애를 썼냐는 물음에 거지는 눈물을 흘립니다.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수필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그러나 상념은 여기서부터 꼬리를 문곤 합니다.
늙은 거지의 은전은 진짜였습니다.y
그래도 그것이 여섯 달의 인생을 바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그 은전은 진짜이지만 실은 가짜가 아닐까요.
은전 한 닢을 손에 쥐고 감격하는 늙은 거지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요.
새해 새 업무가 시작됐습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볼 때 문득 마음 한 구석이 허망해진다면, 아마도 금이 아닌 것에 금쪽같은 인생을 허비했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y
올해는 참된 것을 소망하는 것이 어떻습니까.y
내 처지 부끄러워 헛된 한숨 지어 보고/ 남의 복 부러워서 혼자 슬퍼하다가도/ 너를 문득 생각하면 노고지리 되는고야/ 첫새벽 하늘을 솟는 새, 임금인들 부러우리.
피천득이 번역한 셰익스피어의 시 소네트 29번의 한 구절 입니다.
문득 생각하면 마음을 하늘로 솟게 만드는 그 무엇.
아마도 그것이 그대 인생의 진짜 보물일 것 입니다.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신년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