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비판 의식을 늦추지 맙시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의 빛나는 작가 여러분.
올해도 이렇게 여러분 앞에서 신년사를 발표할 수 있게 되어 감개가 무량합니다.
기라성 같은 작가 여러분들을 보고 있자니 그저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y
작년에는 유힘 문학 작품들이 많이 출판되었습니다.
작년만큼 유희 문학이 많았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런 유희 문학으로 우울했던 심신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오늘도 건필하고 있을 대한민국의 모든 작가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지식인들이 있습니다.
선생님, 교수, 기자, 연구원 등등.그 종류는 무한대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 으뜸가는 지식인은 단연 작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대중들은 우리가 하는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입니다.대중 한 사람 한 사람이 무리가 되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y
여론이란 참 중요합니다.요즘 정치판들을 봐서도 알 수가 있죠.
다수의 의견이 얼마나 중요한지.대세를 따르는 줄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우리는 정직한 여론을 형성시킬 수도 있고 부정한 여론을 형성시킬 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그렇게 영향력 있는 지식인인 것입니다.
그 역할과 힘은 그 어떤 재벌인사도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사회적 시국이 좋지 않습니다.
21세기인 지금에서도 독재라는 단어가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독재라는 단어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국가적 손실이며 과거로 퇴행하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시절임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이 때, 우리 작가들은 무엇을 했나요.y
입에 침이 마르고 닳도록 그 부정함을 외치지는 못할망정 사람들이 탐닉하기에만 바쁜 소설들을 주구장창 썼습니다.y
소설이 꼭 사회적 비판의 기능을 하지는 않습니다.강요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식인입니다.
사회가 병들어가고 있다면 지식인이 그 사회를 누구보다 더 빠르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제동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행간 하나하나에 목소리를 넣읍시다.
사회에서 나오는 시큼한 냄새에 발작적으로 반응합시다.
그리고 잘못됐다고 비판합시다.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의무이고 책임일 것입니다.
올해에는 비판하는 목소리가 잦은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y
아무쪼록 건필 하십시오.y
여러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믿기에 새해부터 한 마디 늘어놓았습니다.y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작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