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s Off on 연설문_지혜를 가르치는 선생님 인사말

연설문_지혜를 가르치는 선생님 인사말

현명한 삶의 지혜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한번 떨어진 기온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요즘, 가장 그립고 가장 고마운 것이 있다면 한낮에 잠깐씩 비춰주는 햇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y
한겨울이라는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추운 날씨입니다.
추운 날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몸이 느슨해지는 것 같습니다.
날씨 핑계를 대고 게을러지지는 않는지 한 번 돌이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온종일 기온이 떨어져 온몸이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릴 듯한 날이 계속되니, 잠깐의 햇살이 그리도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햇살의 기운이 가장 강한 때가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라고 하지요.오늘 그 시간에는 여러분 모두 온 힘을 다해 빛을 발하고 있는 햇살의 기운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저에게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오늘 이렇게 많은 학생과 선생님 앞에서 떠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어제 인사말을 준비하다가 울컥울컥 내 가슴 속에 무언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는데, 오늘 와 생각하니 아마도 아쉬움인 모양입니다.y
시원섭섭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시원한 마음보다는 섭섭한 마음이 더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몇십 년 동안 매일 아침 여덟 시에 나왔는데, 이제 아침에 출근할 일이 없으니 아쉬울 것이고, 이리 좋은 후배 선생님들을 보지 못하니 그 또한 아쉽겠지요.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보다도 교단에서 떠나는 것, 학생들과 작별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이 들어 제 자식과도, 가족과도 다름없는 아이들을 두고 떠나려니 발걸음이 무겁습니다.선생님으로서 본보기를 보여주고 떠나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불편한 마음을 안고 인사를 합니다.y
제가 자격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젊고 늠름한 후배 선생님들께서는 아이들에게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교사, 용기를 북돋아 주고 인생에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교사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y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교사가 가르쳐야 하는 것은 수학공식, 서양 철학가의 이름들, 고전문학 따위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현명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를 가르치시기 바랍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1년만 더 해보았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하지만, 떠날 사람은 떠나야지요.제가 가르친 모든 학생의 얼굴을, 정든 교정 운동장과 오늘 하늘 빛깔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000년 00월 00일
선생님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