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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사_선생님 이임인사말(관심과 사랑)

학생 모두를 기억하며 관심과 사랑을 품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신록이 푸름을 더해가고 여름이 완연해지고 있는 계절입니다.
후텁지근한 바람에 땀과 더위가 모두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저 혼자만의 욕심이겠지요?
여름이 여름다워야 하고 겨울이 겨울다워야 그 열매는 달고 맛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툴툴대고 짜증을 부려도 변하는 것은 없으니 모쪼록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심이 어떠할까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할 때 복과 행운이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아침마다 즐거운 하루를 보내자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주문을 외우며 그 어느 날보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을 믿어야 하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이임식에 참석해준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소임을 다하고 떠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지만 저보다 더 훌륭하신 선생님이 부임해 주실 것으로 믿고 발걸음을 떼려고 합니다.
교단에 선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떤 제자는 저의 후배가 되어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있고 어떤 제자는 스포츠 선수가 되어 있는 것 을 보니 아마도 제가 세월을 느끼는 것은 나의 제자들의 성장을 보면서 인 것 같습니다.
맨 처음 교사가 되고자 결심을 했을 때, 교육보다는 인간적인 교사가 되고자 다짐했었습니다.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던 때였습니다.
그때에는 임신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추세였거든요.
정들었던 터라 울며불며 가지 말라고 목 놓아 외쳐 봐도 그 선생님은 그만 두었었습니다.
학생들한테 선물과 메모를 하나씩 남기고 떠났었는데 각각 다른 종류의 선물들 메모 내용이었습니다.
저한테는 삼미 슈퍼스타즈 야구수첩을 선물했고, 이는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이를 생각하니 딱 이게 떠오르더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좁은 교실에 콩나물처럼 아이들이 빽빽하게 차있었어요.y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마냥 신기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선생님이 제 이름을 정답게 불러주는 것조차 신기했습니다.y
선생님 목소리로 불리는 제 이름이 생경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선생님의 작은 칭찬한마디에 하루 종일 가슴을 뛰며 살았습니다
저에겐 선생님이란 그런 존재 이었습니다.
나의 제자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 이었을지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y
그때 그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진실 된 관심과 애정을 보였었는지 밀린 업무 때문에 등한시 하지는 않았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y
처음 마음먹었던 그 초심 그대로 생활해 왔는지도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또한 안일하고 자만에 젖어 교사생활에 임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광현의 스스로를 공격하라에서 자만에 빠진 기업의 증상에 관하여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기업이 자만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의 소리를 듣기보다 내부 규정이나 지침을 앞세워 고객을 설득하려고 한다.
둘째, 남에게 배우는 것을 수치로 여기며 조언자를 오히려 가르치려 한다.
셋째, 새로운 것을 거부하고 과거의 관행에 집착한다.
자만한 사람을 보면 대개 자신의 주장이 옳다 하고 남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저 자신은 어떠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다른 이의 의견을, 특히나 우리 학생들의 의견에 교사라는 권위로 맞서지는 않았는지 후회하고 반성을 합니다.
교사라는 직업이 때때로 학생들에게 단호하게 말을 할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다른 학교에 가서는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야구수첩을 받았던 그 때로 돌아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는 교사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야 할 마음에 어쩐지 발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디 어디선가 자기 몫을 하며 가슴 따뜻하게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석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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