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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사_판사 이임인사말(정의구현과 배움)

늘 배우기를 갈망하며 정의구현에 힘쓰며 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친애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5월의 푸름이 한층 성숙되어가는 여름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많은 사람에게서 여름의 향기가 풍기며 기온이 점점 오르고 있는데요.
그 풋풋하고 싱그러운 기를 모두 모아 여기 계신 분들에게 드리며 일일이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사람의 이임식을 위하여 자리에 참석을 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분주한 일상 속에 그냥 조용히 떠날까 생각을 하였으나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에게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서둘러 떠나는 것이 송구하여 겸연쩍지만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오늘을 위하여 시간을 마련해주신 대법원장님과 동료 대법관님 여러분 감사합니다.
또 멀리서 오셔서 저에게는 마지막일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신 법원장님들, 법관 및 법원 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y
일 년 중 가장 생동감이 느껴지는 이때에 제가 지금껏 지내온 길에 하나의 마침표를 찍는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물론 일에 치여서 주변을 돌아보는 일에 인색하기도 하였으며 불행하다고 느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은 저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법을 사람들에게 알리며 잘못한 사람을 바로잡고 기회를 주고자 한 저의 사명감을 불태운 시간이었으니 말입니다.
일에 중독되었다고 말을 들을 정도로 저는 저의 일에 무척이나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계사의 장구한 흐름 속에서 소용돌이쳤던 입헌주의와 법치주의, 민주주의의 역사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이제 저의 소임을 내려놓고 후배 여러분과 법을 수호하는 분들의 앞길을 축복해 주고자 합니다.y
저의 후임으로 오시는 분 또한 훌륭한 분이라 들었으며 부족하지만 사회를 위하여 힘썼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프랭크 허버트는 변화를 이끄는 자 리더에서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없애고 다시 배움의 길로 들어서야 함을 이야기한 바가 있는데요.
자신이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눈을 멀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배움의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는 것은 우리가 성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아는 것들이 점점 쌓여가기 때문이다.
자만은 금물입니다.
자신이 만물의 이치를 모두 안다고 생각했던 우를 범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성공하는 이는 어린아이에게서도 배울 줄 알며, 자신이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을 낼 수 있음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심장이 멈추는 것보다 인생에서 배우기를 게을리 할 때 인간은 실질적으로 죽음을 맞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누구에게서든, 무엇에서든, 어디에서든 배우기에 힘쓰는 사람이 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저 자신을, 여러분을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 법관으로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힘썼으나 그것이 다는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이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며 저는 법관이 아닌 법을 수호하는 다른 입장에서 늘 배우며 살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자리를 떠나지만 파란만장했던 꿈만은 안고 갑니다.
그동안 정들었던 법원 식구 여러분, 참으로 그동안의 보살핌과 격려와 이해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가족들 모두에게도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길 빕니다.y
안녕히 계십시오.
2000년 00월 00일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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