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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사_이해와 배려에 대한 주례인사말

이해와 배려, 존중의 관계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침, 저녁으로 청아한 공기가 가슴 속에 쌓여있던 상념들을 지워주는 계절, 가을입니다.
가을에 들어서며 나무가 가지의 잎들을 털어내는 것은 다가올 봄을 기대하며 긴 겨울을 버텨내기 위함이지요.
평화로운 이 가을의 주말에 우리는 새롭게 다가올 봄을 기대하는 한 부부의 출발을 축하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어려서 읽어온 동화의 끝은 항상 동화 속 주인공들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제가 아직 찾아보질 못해서인지 결혼 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화는 읽어본 기억이 없네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흔히 결혼을 인생의 무덤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결혼을 인생의 끝으로 여기는 어리석은 사람들 중에 우리 신랑신부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당연히 결혼생활은 어렵습니다.
완전히 별개의 인생을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전혀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이 어떻게 쉬울 수가 있겠습니까.
사랑한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또한 결혼생활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진정으로 하나가 되어 새로운 삶을 여는 이 경사스런 과정이 과연 죽음에 견줄 정도로 고통스럽기만 한 일일까요?
요즘은 남보다 나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보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가 더 중요시되는 세상이 되었죠.
부부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헤아리기보다 내가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려는 모습들을 종종 보곤 합니다.
이렇게 나의 생각과 감정만을 강요하는 부부사이가 과연 원만할 수 있을까요?
부부사이란 세상 누구보다도 가까우면서도 까딱하면 남보다 멀어질 수 있는 사이입니다.
혼인신고라는 종이 한 장으로 증명되는 부부관계는 마찬가지로 종이 한 장이면 모든 것을 정리할 수 있죠.
그 어떤 관계보다도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대해져야 할 관계이며 너무나도 깨지기 쉬운 관계라는 것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부부들을 보면 절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아끼지 않으면서 배우자에게는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커녕 아주 사소한 배려조차도 하지 않는 부부가 상당히 많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인간관계에는 이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부부관계 역시 이해와 배려, 존중이 필요한 하나의 관계라는 사실을 잊으셔서는 안 됩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원만한 부부관계가 기초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계의 형성과 유지, 때로는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결혼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만으로 이뤄내는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이 기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상대방을 소중히 하며 백년해로하는 신랑신부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부디 새롭게 시작하는 이 가정에 평안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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