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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_교사의 욕심에 대한 퇴임인사말

인간적인 교사로서의 욕심
여러분 안녕하세요.
1월이 되면서 한겨울의 추위가 더 맹렬해진 것 같습니다.y
저는 원래 창가 자리를 좋아합니다.답답하지 않기 때문이죠.아마 저와 같으신 분이 많을 텐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햇살을 맞으려, 혹은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기 위해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던 손님들이 추위를 피해 모두 실내로 들어 가버렸습니다.
봄에는 바람을 즐기고, 가을에는 햇살을 즐기던 이들이 여름이 되면 햇살을 피하고 겨울이 되면 바람을 피하느라 바쁩니다.
하지만, 어차피 이겨내야 할 겨울이라면 도망 다니지만 말고 오늘은 창을 열어 찬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여러분이 다른 계절처럼 겨울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 역시도 도망만 가려 하다가 오늘은 당당히 맞서려 합니다.y
여러분에게 이별을 고하기가 힘들어, 그리고 제가 이 정든 학교를 떠나는 것이 싫어서 현실을 외면하려고만 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합니다.
처음 교사가 되고자 결심을 했을 때, 교육보다는 인간적인 교사가 되고자 다짐했었습니다.제가 교사라 되려고 마음먹은 것은 초등학교 때였습니다.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던 때였습니다.
정들었던 터라 울며불며 가지 말라고 목 놓아 외쳐 봐도 그 선생님은 그만두었었습니다.선생님이 참 야속하게만 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쪽지를 남겨놓으셨습니다.
그때 마음이 참 콩닥거리며 설렝습니다.
나도 이런 선생님이 되어야겠구나.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저는 선생님의 작은 칭찬 한 마디에 하루 종일 가슴을 뛰며 살았습니다.
저에겐 선생님이란 그런 존재였습니다.
나의 제자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y
그때 그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진실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었는지 밀린 업무 때문에 등한시하지는 않았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y
처음 마음먹었던 그 초심 그대로 생활해 왔는지도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y
어쩌면 초등학교 때 느꼈던 그 초심을 잠시 잊고 살진 않았을지 걱정이 됩니다.
정들었던 교단을 떠나게 되니 어지러운 이 마음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공부 못하고 말썽만 부렸던 아이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사실입니다.y
잘난 자식보다 못난 자식을 더 품게 되는 어미 되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y
부디 어디선가 자기 몫을 하며 가슴 따뜻하게 살고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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