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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_교장선생님 정년퇴임식 인사말

굳건한 소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벌써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그리고 저의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아마도 아쉬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하는 지금, 그동안의 시간에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해마다 12월이 되면 급하게 한 해를 반성하곤 하는데, 올해는 퇴임식이 마침 11월이라 한 달 전에 한 해를 마무리 지으며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은 무언가에 도전했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다만, 더 잘하지 못해서 아쉬운 것이지요.그때로 돌아간다면 더 나은 선택과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감정과 발전은 없을 것입니다.저는 내년이 기대됩니다.더 많이 도전하고 더 많이 아쉬워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y
40년 전 스무 살의 총각이 까만 양복 한 벌 해 입고 책가방만 손에 들고 발령받아 첫 부임 했습니다.이론적인 교육보다는 정과 사랑으로 실천하는 교육의 필요성과 효력을 실감했고 담임 역할의 중요성도 배웠습니다.그때부터 저의 교육에 대한 소신이 굳어진 것 같습니다.그때는 전근 발령을 받으면 눈물 펑펑 쏟으며 못 가게 붙잡았고 지금도 xxx-xxx대 된 제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습니다.y
저는 영광을 누리고자 교육의 길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습니다.학생들과 어울려 생활하다 보니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부모와 선생님과 매스컴에 끌려가는 아이들, 독립적인 아이의 실체를 어떻게 키울까? 우리 문화에 맞는 방법이 없을까? 열심히 노력하면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교육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여기 계신 분들을 믿고 살았고 여러분은 저를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정말 흐뭇한 마음으로 교직을 떠납니다.제 명함을 드렸습니다.그 속에 있는 주소, 전화번호 잊지 마시고 소식 주시고 찾아 주시고 연락 주시면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무뚝뚝하고 우직한 나를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게 내조해 준 아내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 진심으로 처음 얘기해봅니다.y
퇴임하면 그동안 방관했던 나 자신의 일에 좀 더 깊이 몰두해 볼 생각입니다.문학과 사진에 깊이를 더 해가고 싶고, 계획적으로 체력을 길러 더 높은 산을 오르고 싶고, 문명이 조화를 이룬 곳보다 자연이 아름답게 숨 쉬는 세계의 곳곳을 가 볼 작정입니다.
모두 건강히 지내십시오.y
2000년 00월 00일
교장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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