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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사_대학교수 퇴임식 인사말(경계, 종횡무진)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여러분을 기대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와 같이 행복한 마지막을 맞을 수 있는 교수는 드물 것입니다.y
제가 너무도 사랑한 이 캠퍼스에서,
그간 제가 무한한 존경과 애정을 갖고 지켜본 여러분의 앞에서 저는 제 교수 생활을 마감하는 행운을 안았습니다.
지난날을 뒤돌아보면 제가 이룩한 학문적 성취는 그야말로 미미한 것이었습니다.
재직하는 동안 학술활동에 최선을 다하였음에도
부족함 많은 저로서는 선학들이 이룩한 것들의 발치도 따라가지 못하며
여러분을 떠나는 오늘까지 그저 미욱하고 미진한 선배일 뿐입니다.y
허나 제가 떠난 자리에서 학문의 맥을 이어갈 여러분께 저는 한 가지 당부를 드립니다.
우리는 인문학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로 분류되지만
학문 자체에는 경계나 담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와 같은 인문학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바로 그 점입니다.
우리들 스스로 상아탑을 쌓고 그 속에 안주하다보면 세상과의 소통도, 교류도 없어집니다.
여러분 앞에 선 저 또한 그간 저의 세계와 저의 생각에 집착하여 넓은 세상과 조우하지 못하는 정저지와의 우를 범하여왔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21세기에는 더더욱 학문 간의 교류와 융합이 요구됩니다.오늘날 문화콘텐츠는 한 가지 배경학문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이 접목되고 혼합되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여러분께서는 제가 했던 것과 같은 어리석음을 벗어나, 배타적인 담을 쌓기보다는 학문의 지평을 넓혀가기를 부탁드립니다.스스로 그었던 경계를 벗어나 종횡 무진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인문학의 더 큰 발전을 이룩하여 주시기를
현재 외면 받고 냉대 받고 있는 인문학이 인간의 영혼을 고양시키는 본래의 뫈에 충실할 수 있도록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 대중 속에서 성장해갈수록 여러분의 능력을 발휘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y
푸른빛은 본래 쪽빛에서 나왔으나 쪽빛을 넘어서는 깊이를 가진다 하지요.y
못나고 부족한 스승 아래에서 수학하였던 여러분이
제가 이룩하지 못했던 학문적 성취를 이룰 것을 확신합니다.y
그간 저에게 주신 사랑과 성원을 기억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떠나는 발걸음, 무겁지 않습니다.y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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