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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_환과고독 (鰥寡孤獨)

“홀아비, 과부, 고아, 늙고 자식 없는 사람, 즉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처지의 사람”

명절날에 배탈이 났습니다.
도저히 처가에 같이 움직일 몸이 안 돼서 제 처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아내도 없고 아이들도 없고 너덜 해진 발걸음으로 개들에게 밥을 주었습니다.

집안의 공기는 얼마나 냉랭한지 보일러를 한껏 틀었습니다.
티브이를 틀어보니 모르는 연예인들이 나와 깔깔대는데 전혀 즐겁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몸에 열이 펄펄 끌었지요.

혼자 약을 찾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휴대전화를 열어보니 아내에게 문자 한 통 없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처가 나들인데 남편이 같이 안와서 못내 섭섭했던 모양이었습니다.

계란을 부쳐 수중에다가 밥 한 그릇을 대충 때우고 나니 시간이 어느덧 9시가 다 돼갔습니다.
다시 강아지 밥을 챙겨주고 티브이를 켰습니다.
환과고독이 이런 것일까요.
모든 것이 서럽기만 한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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