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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사_대학 내 성적소수자 모임 회장 환영식 인사말(다름, 목소리)

다르다와 틀리다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안녕하십니까?
사람들이 혼동하곤 하는 맞춤법 중에 다르다와 틀리다가 있습니다.
가령 너는 나와 다르다, 라고 할 것을 너는 나와 틀리다, 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이것은 단순한 맞춤법의 문제가 아닙니다.y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단일민족이라는 틀 하에
유독 동질성과 같음을 강조해왔습니다.
사람에 앞서 견고한 틀을 만든 연후에 사회가 만든 틀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안정과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틀 밖에 벗어난 사람에게는 유독 차갑고 냉혹한 것이 우리나라이며 우리사회입니다.
이렇듯 다른 것에 대한 면역이 없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풍토 속에서 우리들의 지위 또한 늘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기만 했습니다.y
아직도 생생히 생각납니다.처음 커밍아웃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말입니다.
제 정체성을 처음 밝혔을 때, 돌아온 대답들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슬펐던 것은 왜 이성을 사랑할 수 없냐고 따지는 분들이었습니다.그 분들은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동하는 분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자신과 다른 것을 배격하고 물리치면서 자신만이 옳다고 믿는 분들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와주신 여러분들은 알고 있습니다.y
세상에 빛나는 것이 태양 하나만이 아니듯,
남들과 다른 삶이라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는 회장으로서 우리 인권모임이 우리의 삶을 지키는 가운데 세상을 향하고 세상과 공명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하지만 동시에 세간의 폭압과 질타에 반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그리하여 이곳이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증명하는 민들레 꽃씨와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합니다.y
우리의 목소리가 세상에 전해져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공존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해왔습니다.y
우리의 존재를 떳떳이 알리면서 세상의 당당한 일원이 되고자 하는 노력의 결정체였습니다.
올해도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우리의 건재함을 알릴 것입니다.
듣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래서 그 한 명의 편견과 무지를 바꿀 수 있다면 우리의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올해는 여러분도 동참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y
환영이라는 짧은 말로는 다할 수 없는 반가움을 여러분에게 보냅니다.y
우리 함께, 잘 해나갑시다.y
2000년 00월 00일
대학교 성적소수자 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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