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이기는 시험
여러분, 요즈음 많이 힘들 것이라 생각됩니다.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의 얼굴들만 보아도 여러분이 흘리고 있는 땀의 양이 짐작이 됩니다.세븐 일레븐이란 말이 있다지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에 매진하는 우리 수험생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더군요.y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고도 알 수 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 다시 이렇게 책상에 앉게 되니 만감이 교차할 것입니다.
예전과는 달리 굳어진 머리,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수험생활에만 집중할 수 없는 여건,
먼저 합격되어 사회로 나가버린 친구들.
나약한 내 자신.
여러분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여러분을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y
하지만 결국에 이 시험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내 안의 약하고 나태한 마음이야말로 나를 망치는 트로이의 목마입니다.y
수험기간이 갈수록 처음의 호기는 간 데 없이 1시간만 더 자고 싶고, 공부를 얼른 끝내고 싶어질 것입니다.y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가면 결국에 공부한 모든 것들,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버립니다.
시험당일에 시험지를 마주했을 때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y
그런 약한 마음에 지지 않은 사람만이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사회라는 큰 바다로 나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분명 지금은 여러분에게 가장 춥고 가혹한 날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이렇듯 극기와 인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눈보라 치는 겨울을 이겨낸 사람이 건강하게 봄을 맞듯이
치열한 밤들을 보낸 사람만이 박수갈채를 받으며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게는 해마다 합격생들에게서 메일이 옵니다.그 메일을 읽는 것은 제게 더할 수 없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잊을 수 없는 어느 수험생의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고 싶습니다.y
그 학생은 앞서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회사생활보다 공직이 더 자신에게 맞는 옷 같아 공부를 시작했는데, 시험이 너무 어렵더랍니다.솔직히 대기업에 입사했으니 얼마나 스펙이 화려합니까.
처음에 이 시험, 다 어느 정도 익숙한 데다 몇 과목 안 된다는 핑계로 만만히 보고 요령을 부렸으니 시험에 붙을 리가 없지요.y
제가 따끔하게 한 마디 했습니다.만만히 보지 말라 했습니다.어렵지도 않지만 쉽지도 않은 시험이니 나 죽었소 하고 공부하지 않으려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라 했지요.
그 소리에 오기가 나서 자기안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마음이 들더랍니다.y
자신의 자만심을 다 버리고 매일매일 12시간씩 공부한 지 1년 만에 그 친구, 공직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지금도 매년 명절마다 감사 메일을 보내옵니다.y
잊지 마십시오.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계신 여러분 모두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영광된 공직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0년 00월 00일
학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