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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시문_회사 세미나 강사 훈시문(호칭문제)

미묘한 호칭문제
호칭 문제로 싸우다가 살인이 일어나는 수도 있을까.
얼마 전 재미 한국 유학생들 간에 실제로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y
반말과 존댓말, 형과 동생 호칭의 문제로 싸움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국내 모 대학에서도 몇 년 전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나이가 분명 어린 후배가 자신에게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선배의 불만에서 시작된 싸움은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호칭 문제로 인한 갈등과 폭력은 한국 사회에서 꽤 흔한 편입니다.
권위주의적 서열 의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태평양 건너가서도 왜 이런 문제는 좀체 사라지지 않을까요.
1970년대만 해도 호칭과 존대 문제는 대체로, 특히 서클에서는 학번을 따라 결정됐습니다.
자신의 나이가 한두 살 많아도 학번이 높은 선배에게는 존대하고 형이라고 불렀지요.
들어온 순서대로 서열을 엄격하게 정하는 군대와 유사 합니다.
요즘은 같은 학번끼리도 나이 차이가 나면 형 누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겨우 일 년 연상의 동기인데도 높이는 호칭을 쓰고 있는 것 입니다.y
나이주의로 갈 위험도 있지만 그래도 갈등의 소지는 많이 준 셈 입니다.
단, 나이가 어린 선배와 나이가 많은 후배가 어울릴 때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가 생기고 두 사람 간 호칭은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각양각색이라고 합니다.
나이, 입학 연도 및 입사 시기 등 특정한 기준을 세우고 그것에 따라 호칭 문제를 해결하는 관습은 사실 50년대의 문화와 대비하면 매우 이질적인 것 입니다.
그 당시는 서열 의식이 느슨했고 위아래 5년 정도면 친구처럼 지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고 합니다.
현재와 같은 촘촘한 서열 의식에 기초한 호칭은 인간관계에서 수평적 흐름을 차단하고 쉽게 위계화 하는 경향을 갖습니다.
히딩크 감독 역시 선수들 간의 위계에 따른 호칭을 문제 삼은 적이 있지요.
축구 경기에서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이었 습니다.
물론 모든 위계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엄격한 서열을 고착시키는 위계주의가 문제라 할까요.
문화적 위계질서가 호칭 문제를 유발하는 것인지, 한국어가 가진 특징 때문에 호칭 문제가 위계 문제를 만들어내는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한국 사회에서 호칭과 존대 문제는 참으로 어렵습니다.y
특히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거기서 오는 다양하고 복잡한 뉘앙스의 차이를 잡아내지 못하거나 이해할 수 없어서 곤혹스러워할 때가 많다는 불만을 토로 합니다.
새해에는 이런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문화운동 같은 것 안 생기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나 호칭 문제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회사 세미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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