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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스피치_운동 동호회 발표자 3분스피치(걷기, 동네)

동네길 부터 걸으세요.
걷기가 국가적으로 유행입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유행이 가장 급속하고 획일적인 나라라고 해도 그렇지, 입는 것만이 아니라 먹고 마시는 것, 타는 것, 사는 집까지 유행해 정말 놀라운데, 이제는 걷기까지 유행하고 상품화되고 있습니다.y
그러나 이 걷기 유행은 입고 먹고 타고 사는 것과 다르게 자신의 일상과 무관한 특별한 취미로, 자기가 사는 곳과 전혀 다른 먼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황당한 노릇 입니다.
옷이야 자신을 가리고, 먹을거리나 음료도 자신이 먹고 마시며, 차도 자신이 굴리고, 집도 자신이사는 것인데, 걷기만은 자신이사는 제 동네에서는 차가 인도까지 잡아먹어 도저히 걸을 수 없어서 차나 배나 비행기를 타고 멀리멀리 나가, 호텔까지 잡아놓고 올레길이니 둘레길이니 산티아고 가는 길이니 히말라야 트레킹이니 일본 온천길이니 하는 곳을 찾아 걸어 다닌다고 야단법석이니 말이지요.y
문제는 누구에게나 자신이 걷는 길은, 자신이사는 동네에 있어야 하고,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움직이는 데 필요한 길이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자전거를 타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길은 대단하지도, 값비쌀 필요도, 거대할 필요도 없이 한 사람이 걸을 수 있고,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이면 족합니다.
포장이 필요하기는커녕 도리어 흙길 그대로, 잡초가 피는 대로이면 더욱 더 좋은 법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설프면서도 남발되는 벽돌 놓기도 필요 없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 내가 걸을 수 있는 길이 없어, 바다 건너섬에, 산맥 너머 타향에, 대륙 건너 외국에 내가 걸을 길을 찾아 헤맨다니 이 무슨 딱한 노릇 입니까.y
누구는 바다 건너섬이나 산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그곳을 걷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365일 대부분을 내가 사는 마을이나 동네가 아름답지 않은데, 1년에 겨우 3~4일 걷는 섬이나 산이 아름다운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내가 평생 사는 마을이, 시겁, 도시가, 거리가 아름답지 않다면 아름다움이란 말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 아닙니까.
내가, 내 가족이, 내 이웃이, 내 동포가 아름답지 않고 tv 상자 속의 외국인이 아름답다고 해서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요.
내가 매일 보는 동네를 소중히 여기지 아니하고 평생에 한 번 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산티아고 가는 길을 학수고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 까요.y
차가 전혀 다니지 않는 수만개 골목 사이 흙집에서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천년 고도 페스나 베니스, 같은 무렵에 세워진 신라의 경주는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아름다운 것은 천년 이상 걷는 사람들뿐이기 때문이지요.
세상의 여러 시갰 물론 도시에도 아직 그렇게 인간을 위한 길이 있습니다.
인간답게 내 동네를 걷게 하라.
어떻습니까.
단 한 사람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좁아도 좋습니다.
포장이 아니라 흙길이어야 하니 돈 들 일도 없지요.y
그냥 인간으로서 내 동네 흙길을 걷게만 하는 것, 그 밖에 필요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경청해 주신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운동 동호회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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