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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스피치_구직자 동호회 강사 3분스피치(희망, 긍정)

희망과 긍정으로 생활합시다.
2010년을 말 그대로 박박 기면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덜 쓰고, 덜 먹고, 덜 입고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혼자서 신자유주의와 사투를 벌였으나, 물론 압도적으로 스스로가 지고 있습니다.
끝내 11월쯤에는 나름 눈을 낮춘답시고 낮춰서 이력서까지 한 번 썼는데 서류에서도 미끄러져서 자존심에 왕창 기스가 났겠지요.
잘 먹고 잘살지는 않아도 어찌어찌 먹고는 살았습니다.y
이게 자발적 가난인지 붚발적 가난인지도 모르겠고 검소와 궁상은 자칫 한 끗 차라서 휘청휘청하지만 어찌 숨은 붙어 있었던 것 입니다.
이력서고 자기소개서고 뭐고 다시 생각해 보니 연초에 신자유주의의 가장 녹슨 톱니바퀴가 되어 보리라, 하고 굳게 먹은 마음까지 주섬주섬 이력서를 다시 쓰게 만든 세상이 무섭긴 무섭구나 싶겠지요.
스펙도 열심히 쌓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취직을 하고 싶은 우리들은 얼마나 초조한지요.
어른들 말 들어 손해 날 것 하나 없다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 말을 한 것은 죄다 어른들이긴 했지만, 어쨌거나 만나는 어른마다 제가 지금 신자유주의와 싸워서 일방적으로 지고 있는데 차라리 세자릿수 월급이라도 받을 수 있는 책상 앞 직장이라도 잡아야 합니까, 라고 물어 보니 죄다 그러라고들 합니다.
당연한 대답일 것 입니다.y
거듭 생각해보면 지르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큰 수확 입니다.
순간뿐이라는 걸 다 알면서도 울컥하며 지르는 것이 인간 이지요.
오래 일하는 대신 오래 돈 받고 대신 오래 열 받고 많이 돈을 썼었고 지금은 적게 일하고 적게 열을 받아도 뭐 쓸 돈이 없고 익숙해지니 맨송맨송 잘 다닙니다.
다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남아도는 것은 시간뿐인데 그 시간을 어찌하느냐가 큰 숙제 입니다.
얼결에 퇴근 시간의 2호선에 탔다가 납작하게 눌려 생각해 보니 이렇게 출퇴근하는 회사원 생활로 돌아갔다가는 수번처럼 사원증을 목에 걸고 낮에 사무실에만 있어야 하는 팔자가 싫다며 투덜거렸을 것 입니다.y
생전에 리영희 선생께서 그 백수 노릇은 혜택이니 즐거운 줄 알라면서 자족을 강조하셨던 생각이 납니다.
너 돈 없으면 죽는다, 너 더 열심히 안 벌면 죽는다, 그렇게 넋 놓고 살다간 죽는다, 하고 협박하는 신자유주의라는 녀석에 대항하여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여쭈었을 때 선생님이 하신 충고는 간결합니다.
거절하라.더 많이 가져야 살 수 있다, 남을 짓밟아야 살 수 있다, 그런 체제가 마음에 안 들거든 거절하라.
물론 그 대가는 불안이며 자본주의라는 것은 물질을 무조건 많이 가져야 승리자로 보는 것인데 그 체제 아래서 언제나 낙오자였노라고 선생님은 슬쩍 미소 지으셨는데 그게 결코 패배자의 허탈한 웃음은 아니었습니다.
그 미소에 용기를 얻어 그렇다면 탈영병이 되어 보겠노라 굳게 결심한 것을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y
그래도 이렇게라도 견뎌야겠죠.
스스로를 비관하며 낙오자니, 실패자니 집에서 한숨만 쉬지는 맙시다.
젊은 우리이니 실패 몇 번쯤이야 충분히 견디어 낼수 있는 것 아닙니까.
오늘도 우리 모두 힘내길 바랍니다.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 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구직자 동호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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