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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스피치_애완견 동호회 강사 3분스피치(새로운 가족)

새로운 가족을 얻었습니다.
트라우마는 현학적인 것 같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트라우마로 여겨지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y
누군가의 트라우마는 이혼인데, 종종 꿈에서 이혼 전으로 돌아가 괴롭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의 트라우마는 이와는 좀 다른 유형의 것들 이었습니다.y
일요일 오후, 부모님과 가볍게 집 앞산을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원래 가고자 한 길은 농약살포차가 길을 가로막고 있어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강둑으로 올라가니, 200m 앞쯤에 개 두 마리가 부부로 보이는 남녀와 함께 오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여름 오후의 산들바람에는 아랑곳없이 이제 온 신경이 개 두 마리에게 꽂혔지요.
창피하게도 저에게는 개에 대해 말하기 거북한 공포와 거부감이 있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여흥은 처참하게 부서졌습니다.y
과연 저 개들이 줄에 묶여있어서 내가 안전하게 저 길을 통과할 수 있을지에 온 신경이 집중되었으니 말입니다.
개들은 두 팔로 번쩍 들어 올릴 수 있는 크기였지만 마치 맹수처럼 느껴졌습니다.
100m쯤 가까워졌을까.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걸 본 순간 공포심은 극에 달하고, 개들아, 제발 각자 갈 길을 가자고 주문을 외기 시작합니다.
한순간 개 한 마리가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이처럼 왼쪽에서 걸어가는 엄마의 손말 잡으면서 앞서 걷고 있는 아빠 등 뒤에 바싹 붙었습니다.
개 주인인 여자가 뛰어가는 개를 잡기 위해 뛰기 시작하자 나머지 한 마리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습니다.y
그리고 개들은 시끄럽게 짖어대며 제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 합니다.
저는 비명과 함께 주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개 좀 잡든가 묶으라고요!
자는 미안해하며 나를 둘러싼 개들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이에 엄마가 우리 딸이 개를 무서워해요라며 개를 빨리 데려가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그리고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y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개는 애완의 대상이 아니라 피해야 할 짐승이었습니다.
한때는 동물을 좋아했었지만 그럴 수 없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건 트라우마로밖에 설명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화를 가라앉히고 나니 개를 데려가던 여자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자기들을 좋아해서 그러는 줄 알고 얘들도 좋다고 그러는 거예요.
여자는 나의 과민 반응이 개들을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가르쳐 주었지요.
제가 개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결과였습니다.y
너희들이 싫어라는 마음을 품었음에도 개들은 너희들이 참 좋구나.라는 거짓된 신호로 받아들이고 나도 네가 좋다는 반응을 한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에 내가 언제 그랬냐?고 대응한 셈이니 꼴이 우습게 된 셈이지요.
개와 고양이사이에 신호의 오해가 있다지만, 그게 사람에게도 적용될 줄이야.
그 사건이 강아지에 대한 진지한 상념의 시작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선 우리 강아지를 입양하기로한 결심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공포가 있었냐는 것이 무색하게도 이젠 가족이라고 생각되어 지니 말입니다.
다만 아직도 큰 개를 무서워하면서도 극복하는 방법도 찾은 듯해 뿌듯합니다.
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도 개와 나누는 신호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 말입니다.y
우리 강아지와 나는 얼마나 진실하고 정확한 신호를 주고받고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y
초롱초롱한 저 눈망울을 보니 내새끼 어디 가서 그때의 저처럼 구박을 하는 이가 있다면 가만 안둔다는 분노가 느껴지며 말입니다.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애완견 동호회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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