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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스피치_여대 입학식 강사 3분스피치(여자, 희망)

세상의 시선이 바뀌기를 희망 합니다.
며칠 전, 한 일간지 사이트에서 안경 쓴 여자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탤런트 김용건 씨가 쓴 글이었지요.y
그는 안경 쓴 남자는 멋있는데, 안경 쓴 여자는 별로더라, 하는 얘기를 사람들로부터 종종 들었다면서 자신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요즘은 안경 쓴 똑똑한 여자들이 예뻐 보인다는 것 입니다.
여성들이 듣는 앞에서 똑똑한 여자는 싫다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답답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y
흔히 드라마 속에서 똑똑하고 못생긴 여자의 배역에 안경을 쓰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자주인공이 미모의 여자임을 나타낼 땐 절대 안경을 씌우지 않지요.
이것은 은연중에 사회적으로 유능하고 똑똑한 여자는 얼굴이 못생겼음을 나타내고, 안경은 그런 전달을 위한 소품임을 보여 줍니다.y
그러면서 안경이 주는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세뇌시킵니다.y
사실 안경에 대한 시각을 교정한 것은 순전히 딸 덕분이었습니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력이 나빠 안경을 쓰게 되었는데, 그 일에 무척 속상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안경을 쓰게 된 게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렇다면 그건 속상할 것 같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스스로 역시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고 있었던 것 이지요.
저 또한 남자는 안경을 써도 괜찮고 여자는 안경을 쓰면 약점이 된다는 사회통념에 물들어 있었던 셈 입니다.
남자는 외모보다 경제적 능력을, 여자는 능력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인습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말 입니다.y
안경은 학구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는데, 우리 사회는 학자적인 남성을 선호하는 반면에 학자적인 이미지의, 안경 쓴 여성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혼식장에서의 신랑과 신부의 모습은 이를 증명 합니다.
안경 쓴 신랑은 흔히 볼 수 있는데 안경 쓴 신부는 찾아보기 어렵지요.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안경을 썼다면 아마 화젯거리가 될 게 분명합니다.
딸아이의 안경 건으로 내가 속상했던 것도 여자가 안경을 써서 어떡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먼 훗날 결혼적령기의 딸이 안경으로 인해 약점이 있는 신붓감이 될까봐서 염려했던 것 이지요.
그렇다면 여자는 후천적으로 길들여진 여자로 존재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일찍이 보부아르는 제2의 성 이란 저작에서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들여지는 것이다.라고 설파하였습니다.
그녀는 남성이 씌운 여자다움의 굴레를 단호히 거부하며, 남녀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사회적ㆍ문화적 영향의 결과에 불과하다고 하였습니다.y
미국의 흑인문제가 따지고 보면 백인문제이듯이, 여성문제도 실상은 남성문제라는 그녀의 주장을 안경 문제에 대입해 보면, 안경 쓴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결국 남성의 잘못된 인식이 만든 것이라 할 수 있지요.
그 잘못된 인식에 의해 안경을 쓰는 여성이 안경 쓰지 않는 여성보다 좋지 못한 신붓감이라는 생각이, 사회적으로 또 후천적으로 만들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 세상은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의 20대 여성들은 시집만 잘 가면 된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았지만 이젠 거기에다 취업도 잘 해야 된다.라는 말이 추가된 지 오래 이지요.y
이젠 반반한 얼굴만이 여성의 경쟁력인 시대는 지났습니다.y
남성들도 배우자감으로 여성을 볼 때 여성의 직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유능한 여성을 만나 맞벌이 부부로 살기를 희망하는 추세입니다.
여성에 대한 이상형이 바뀐 것 입니다.
그러니 여성을 보는 시각도 똑똑한 여성이라 싫다가 아니라 똑똑한 여성이어서 좋다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안경 쓴 여자에 대한 인식도 자연히 변해야 하겠지요.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지금과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안경 쓴 여자도 안경 쓴 남자처럼 학구적으로 보여 전혀 약점이 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그리하여 결혼식장에서 안경을 쓰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흔히 볼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것은 아니겠지요.y
여러분이 세상을 바꾸기를 희망합니다.y
우리 학생들의 영민한 지성으로 세상의 시선이 바뀌기를 희망합니다.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여대 입학식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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