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s Off on 3분스피치_자기계발 강연회 강사 3분스피치(편집, 인생)

3분스피치_자기계발 강연회 강사 3분스피치(편집, 인생)

편집된 인생
프로이트는 평생 몇 번에 걸쳐 편지나 원고 초고 등을 없애버렸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번은 젊었을 때 동성애적 경향을 이야기할 정도로 절친했다가 결국 절교하게 된 친구 빌헬름 플리스에게 보낸 편지를 플리스 사후 미망인에게서 돈을 주고라도 사들이려 했습니다.y
물론 없애버리기 위해서입니다.
프로이트는 전기 작가들을 골탕 먹이려고 그렇게 없앤다고 짓궂게 농담을 했습니다.
진심이 무엇인지야 알 수 없지만, 자신이 죽은 뒤에 자신을 잘 알지도 못할 것이 분명한 전기 작가에게 편집당할 재료가 된다는 것이 싫었을 수도 있겠지요.
무의식과 의식의 편집권을 둘러싼 투쟁이 전공의 하나인 그가 자신의 삶의 편집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자신의 삶에 대한 위생 처리를 해 버린 것 입니다.
프로이트가 아니라도 편집에 대한 경계와 두려움은 널리 퍼져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영화배우는 자신을 촬영한 것이 어떻게 편집될까 초조해하고, 정치인은 뉴스에서 최대한 편집되지 않는 방식으로 말하는 연습을 하고, 번역자는 편집자의 빨간 펜의 잉크가 가능한 한 닿지 않기를 고대 합니다.y
대개 편집한 결과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권력을 쥐게 되니, 편집증에 사로잡혀 이 상황을 보게 되면, 사람들은 편집하는 자와 편집당하는 자로 나뉘게 되고, 세상은 유혈이 낭자한 편집투쟁의 장이 됩니다.
편집투쟁은 외부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만일 의식이 무의식을 편집한다고 한다면, 우리 모두 자질에 관계없이 편집자 한 명씩은 내장하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보고 듣는 감각도 필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고 듣는다고 하니, 가히 편집투쟁은 우리의 숙명인 셈 입니다.
이 편집투쟁은 테크놀로지의 발전 때문에 과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에 편집 권력의 매체는 너무 거대해서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생존 조건이나 다름없었습니다.y
그러나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개인들 사이의 편집 관계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에서는 공적 정보나 타인을 편집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편집하여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중요한 방어 수단이 생긴 것입니다.
편집된 나를 지속적으로 대량 배포하면 되는 것 이니 말입니다.
이로 인해 언뜻 노출증과 관음증이 어우러지는 듯 한 상황이 펼쳐지지만, 편집된 것임을 피차 알고 있는 한 이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일 뿐.
어차피 위생 처리라는 입장에서는 프로이트가 편지를 태운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y
다만 자신이 편집권을 쥐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다 보여주는 척할 수 있을 뿐 입니다.
그러나 이런 다 보여주는 척이 지나치다 보면, 사진을 찍으러 여행을 하듯, 나를 편집하기 위해 살게 됩니다.
게다가 편집된 나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은 기피하게 됩니다.
직접 만나면 어떤 식으로든 편집권 누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이 밥을 먹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밥 먹는 메뉴까지 시시콜콜히 트위터로 전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위생 처리된 곳만 골라 다니면, 편집투쟁에서 피를 흘리는 것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늘 자기 내부의 편집자만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데,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벨생적인 상황일지도 모르겠습니다.y
경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y
2000년 00월 00일
자기계발 강연회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