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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_개인사진전 작가인사말(사진, 감사)

사진 찍는 즐거움
안녕하세요.입니다.
어찌저찌 하다 보니 이번이 벌써 국내에서 여느 번째 사진전이 되었네요.
사진전 준비를 위해 애써주신 디렉터 님과 흔쾌히 갤러리를 내어주신 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이 바쁘신 가운데도 저의 번째 개인전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자리해주신 내빈 여러분께 감사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 아버지가 사주셨던 카메라가 생각납니다.
지금은 단종되어 볼 수도 없는 필름 카메라인데, 그 카메라가 손안에 착 들어와 감기던 그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때 카메라를 사주셨던 아버지는 자식의 방랑벽 때문에 후에 땅을 치셨지만, 저에게는 그 순간이 보물 같은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손안에 닿던 카메라의 감촉, 사진이 찍힐 때의 작은 찰칵 소리, 간간이 터뜨리던 플래시의 번쩍거림,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전혀 다른 표정을 보이던 사람과 사물, 모든 것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좋습니다.y
그렇게 찍고 찍다 보니 어느새 찍고 싶은 것들이 점점 더 많아져, 처음에는 집 안이 답답해지더니, 다음에는 우리 동네가, 또 그다음에는 우리나라가 답답해지더군요.
특별히 바람 같은 삶을 동경했던 건 아니었는데, 그저 보고 싶고, 찍고 싶은 것을 쫓다 보니까 이렇게 낮도깨비처럼 불쑥 나타났다가 불쑥 사라지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연락도 없이 불쑥불쑥 나타나는 자식을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부모님과 바쁜 일상 생활에 훼방을 놓는 불청객을 귀찮게 여기지 않아 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사진전은 그분들에게 건네는 인사이자 편지입니다.
생활이 힘들지는 않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힘도 듭니다.
그럼에도 계속 이 생활을 이어가는 건 이 생활이 싫지 않기 때문이고 제 사진이 이렇게 개인전을 열어도 크게 비난받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건 당연히 제가 즐겁게 찍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 생활여건을 염려하시기보다는 사진을 봐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네요.
그동안 사진 찍는답시고 도깨비 같은 생활을 하느라 제대로 찾아뵙거나 연락 한 번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죄송했던 마음, 미안했던 마음, 고마웠던 마음들 모두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0년 00월 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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