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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_기획재정부장관 전경련 제주하계포럼 강연

연설자 : 기획재정부장관
제목 : 전경련 제주하계포럼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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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인사말씀
안녕하십니까? 기획재정부장관입니다.
박두진 시인은 7월의 태양에서는 사자새끼의 냄새 그리고 장미꽃 냄새가 난다
7월의 바다에서는 소년들의 축제소리가 온다고 노래했습니다.
이렇듯 여름의 에너지가 가득한 7월의 제주도에서, 불철주야 기업경영 현장을 누비고 계신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참 반갑습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고까지 평가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지도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경제는 기업, 가계,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군분투한 결과 어느 나라보다도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봅니다.
해외언론과 국제기구, 외국 정부 관계자들도 우리를 위기극복의 모범사례로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한국 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인상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위기기간 중 한국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파이낸셜 타임즈도 최근 한국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멈출 수 없을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strong economic recovery seems unstoppable)
그러나 현장의 여러분들도 절감하고 계시겠지만, 한 나라의 경제든 기업경영이든 조금 앞서 나간다고 해서 결코 마음을 놓거나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누가 살아남아서 도약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본격적인 제 2라운드의 글로벌 경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 달 후인 8월29일은 일본에 의한 강제병합이 이루어진지 100년이 되는 날입니다.
구한말 우리나라는 세계질서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근대화에 동참하지 못한 결과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100여년전 국제질서가 급변했던 것처럼, 지금은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의 새로운 글로벌 기준, 이른바 new normal이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100년전의 실수를 다시 범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지금 세계질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규칙을 만드는 나라(rule setter)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경련 하계포럼도 글로벌 뉴웨이브와 뉴 노멀, 미래를 바꿀 신산업,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 뉴 리더십 등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경제질서를 조망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전략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지나온 위기극복 과정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미래에 대한 통찰(insight)을 가다듬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Ⅱ.우리경제의 최근 동향
그럼 먼저 우리경제의 최근 동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첫째로 상반기중 성장률이 전년동기비로 7.6%로서 1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성장 측면에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성장세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 호조를 보이면서 가능했습니다.
정부지출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민간투자가 회복되면서,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예기치 않은 대외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5.8%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둘째로 일자리가 4월 이후 위기이전 수준을 넘는 증가폭을 보이면서 2/4분기 평균으로는 전년에 비해 43만명 늘어났습니다.
또한 민간부문이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고 늘어나는 일자리도 대부분 상용직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용의 질이 함께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고용회복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장이 고용을 만들고 소득 및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셋째로, 수출의 증가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기업들은 세계적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08년 2.7%에서 3%로 늘리면서 수출실적에서 영국을 제치고 세계 9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수출 호조에는 우리기업들이 혁신과 품질개선 노력을 통해 가격대비 가치(value for money)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개도국시장의 비중이 70%를 넘어설 만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 온 것은 여기 계신 기업인 여러분의 피와 땀이 이루어낸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적으로는 경기가 부진한 유럽지역의 증가폭이 완만하지만 중국, 미국, 일본, 아세안 등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도 연간 전망치인 150억불을 상당 수준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Ⅲ.하반기 주요 정책방향
이러한 여건과 전망 하에서 정부는 다음과 같이 세가지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첫째로, 경기와 고용, 물가와 금융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거시정책기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유럽의 재정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체감경기 개선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측면과 잠재적인 물가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균형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동안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중소기업 신용보증 만기연장 등 한시적이고 예외적인 위기대응조치들을 정상화해 왔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과정에서 물가와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정책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하겠습니다.
7월초 금통위의 금리인상 결정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이기지 못하면 자칫 죽을 수도 있는 기업경영의 현장에서는 날선 칼 위에 서있는 느낌이 더하겠습니다만,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도 현재의 상황은 너무 뜨거워도 안되고 너무 일찍 식어버려서도 안되는 그야말로 균형점을 잡아 나아가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하겠습니다.
둘째는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도록 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자 합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건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나빠졌다가 좋아질 때는 가장 늦게 좋아지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부로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원인을 생각해 보자면, 먼저 일자리와 소득 등 민생여건이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적인 면에도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외환위기이후 부문간의 성과격차가 커지는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어 왔습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져도 중소 하도급 업체와 영세 자영업 부문으로까지 쉽게 확산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기업간에 공정하고 대등한 거래질서가 형성되지 않아, 납품가격 등의 결정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한 대표적인 내수부문인 서비스업이 한쪽에서는 과당경쟁을 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지나친 진입규제 등으로 경쟁이 제한되고 있어, 전반적인 서비스업의 수익성과 생산성이 매우 낮은 문제도 안고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여성ㆍ청년ㆍ노년층 등 고용취약계층이 보다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민간부문의 고용창출능력을 높여나가고 정부의 일자리 사업을 내실화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고용창출 효과가 큰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 분야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서비스업은 고용의 약 70%, gdp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생산성은 제조업의 절반수준에 불과합니다.
선진국의 예에 비추어 gdp 비중을 10%p 정도 높여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하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같은 일을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바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진정 선진일류국가로의 큰 도약(quantum jump)을 원한다면 그에 걸맞는 다른 결정, 즉 결단을 이루어 내야 할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좀 더 긴 안목에서 서비스업 발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윈스턴 처칠 수상이 bbc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에게 불굴의 의지를 전하고자 했던 그 문구를 저는 좋아합니다.never, never, never, give up
꼭 가야할 길이라면 중도포기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세 번째 방향은 우리경제가 대외충격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입니다.
孔子는 생각이 천리 밖에 있지 않으면 (慮不在千里之外) 걱정이 책상 아래에 있게 된다 (患在궤席之下)고 하였습니다.
이제는 당면한 위기극복을 넘어서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선 가계ㆍ기업ㆍ정부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부문별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국가부채 규모는 gdp의 36% 수준으로서 oecd 평균의 절반에 미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매우 양호한 것이 객관적인사실입니다.
그러나 금번 유럽 재정위기 사례에서 보듯이 재정건전성은 한번 악화되면 사후대처가 어렵다는 점에서 선제적인 노력이 중요합니다.
다만, 지난 6월 토론토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바 있듯이 재정건전화도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growth-friendly) 추진되어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서 세입기반을 넓히는 것이 지속가능한 재정건전성에 기본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fta 등 개방을 통한 경쟁력 제고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녹색성장, r&d투자 등으로 신성장동력 산업의 기반을 확충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편으로, 중장기적 시계하에서 저출산ㆍ고령화, 기후변화 등 미래 위험요인에의 대응을 구체화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정책과제라고 하겠습니다.
Ⅳ.금번 위기를 통해 느낀 교훈
그럼 지금부터는 제가 지난 1년 반 동안 위기를 헤쳐 나오면서 느꼈던 우리경제의 앞날에 대한 몇가지 소회를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여러분도 귀에 익었을, 박인환의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로 연결지워야만 온전하게 정체성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 회상을 주제로 하는 시구를 떠올려 본 것입니다.
첫 번째 소회는 정부와 리더의 역할에 있어 무엇보다도 극단을 배격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위기에서 빠져 나와야 하는 지금의 정책환경은 외줄타기(tightrope walking)와 같아서 절대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되는 상황입니다.
향후 우리경제의 모습과 관련해서도 수출과 내수의 확대 균형을 이루고 제조업의 탄탄한 기반 하에 서비스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성을 높여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제조업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좀 더 긴 시대적 흐름을 보더라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계기로 세계질서는 이념이나 원리주의를 탈피하는 추세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냉전시대에 극단적 이데올로기가 표방했던 이상사회 즉 유토피아 라는 것이, 사실은 그 말뜻대로 어디에도 없음을 사람들 모두가 알아버린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주의라는 것도 탈이념과 실사구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면 균형론에 가까운 국정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이념이나 정치의 과잉현상은 아쉬움이 큰 부분입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와 작은 이익에 매몰되어 국가의 장래를 좌우할 큰 결정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프랑스 수필가인 라 브르예르의 글이 생각납니다.
극단은 부도덕하다.사람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모든 균형은 옳다.신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둘째로 春秋 左氏傳에 나오는 居安思危의 자세입니다.평안할 때 위험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위기극복에서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나가고 있지만, 거기에 안주해서 경계의 끈을 늦춘다면 반드시 또 다른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적인 성공의 절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속 실패의 절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되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기업경영의 일선에서 생존을 걸고서 날마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여러분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겠지요.
이번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세계경제의 환경은 불확실성의 상시화라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 자체는 진정되고 있지만, 그 여파가 동유럽과 두바이를 거쳐 올해는 남유럽의 재정위기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나 위험은 안고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위기가 주는 긍정적인 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워렌 버핏이 수영장의 물이 다 빠지고 나면, 그동안 누가 벌거벗은 채로 헤엄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고 했다고 합니다만, 위기의 존재는 우리 경제나 기업의 어느 부분이 경쟁력 없고 취약한지를 드러내 주는 순기능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겸손을 되새기게 됩니다.
글로벌 위기와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다가올 미래모습과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모두 알고 있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경제와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기일수록, 특히 대외적으로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신뢰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입니다.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우리경제의 모습을 보면 gdp규모(약 1조달러) 세계 15위, 교역규모(약 8천억 달러) 세계 11위, 외환보유액(약 2700억 달러) 세계 6위 등 세계 10위권대의 중견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주변에서 보이는 모습들은 국력수준에 미치는 못하는 실망스런 것들이 많습니다.
법질서와 공권력이 무시당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스스로 한 말이나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고 사회 구성원간에 신뢰가 부족한 것이사실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이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있는 건가요?
서양의 자본주의는 막스베버가 이론적인 토대를 제공했듯이, 근면ㆍ성실ㆍ자기절제 등 독특한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역사적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제도로서의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윤리적 토대가 취약한 편입니다.
2차대전 이후에 싱가폴과 같은 도시형 국가 외에는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사례가 없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상해 임시정부청사에 가보면, 不變應萬變이라는 김구선생의 휘호가 있습니다.변하지 않는 것으로 만가지 변화에 대응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변화의 시대에도 결코 변할 수 없는 원칙이 있다면 바로 신뢰와 투명성, 규범과 질서, 시민의식과 같은 사회문화적인 토대의 중요성이 아닐까 합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trust라는 저서에서 신뢰를 노동, 자본, 자원과 더불어 4번째 생산요소로 규정했던 것도 그러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경제의 윤리적 토대를 쌓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있어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이 꼭 필요합니다.
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 발전해야 대기업의 국제경쟁력도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人格이 있듯이, 회사에는 社格이 있고, 이러한 것들이 모여 國格을 이루는 것 아니겠습니까.
넷째는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것입니다.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는데, 이번 위기를 거치면서 그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봅니다.
정책의 영역에서도 무엇을 만드느냐 못지않게 그것에 담긴 의미와 스토리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해 졌다는 것이지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를 수요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려야 하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제가 취임과 동시에 국민들께 경제상황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성장전망을 2%로 낮췄던 것도 소통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소통과 관련하여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은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설득보다는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도 주말에 가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봅니다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 즉 감수성 있는 storytelling이야 말로 오늘날 정책과 경영을 넘어 성공 키워드가 아닐까요.
또한 정직과 투명성이 없으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강의로 유명한 미국 카네기 멜론大 랜디 포시 교수는 세상에서 가장소중한 세단어는 to-be-honest이다.여기에 세단어를 추가한다면
all-the-time이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공직 후배들에게 전하는 첫 번째 조언이 바로 정직성임을 생각할 때 우리들 삶의 기본요소들은 서로 통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말 한ㆍ중 경제장관회의 참석차 중국에 다녀왔습니다만,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2조 5천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위기에 처한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를 사는 모습이나 상하이 황푸강변의 마천루 숲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국제회의에 참석해 보면 중국의 높아진 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조심스런 자세에서 벗어나 그들의 표현대로 대국굴기(大國굴起)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토드 부크홀츠가 쓴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이야기라는 책에 보면, 냉전 종식이후 세계경제의 가장 큰 변화로 중국의 부상을 꼽고 있습니다.
세계의 경제권력이 서양에서 동양으로(west to east) 이동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작년에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24%에 달하였고 올해 들어서 그 비중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옆에 두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큰 기회요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특정국가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새로운 리스크를 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상대적인 기술격차를 확보하면서 가치사슬(value chain)의 상층부로 계속 이동해 가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도 안고 있다고 봅니다.
v.맺음말씀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경제를 전쟁으로 표현하는 견해에 공감합니다.
그 전쟁에서 패하면 기업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없어지고 범죄가 늘어나는 등 온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가면 중고차 한대 값도 안되는 주택매물이 쌓여 있다고 합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력을 잃고 공장을 폐쇄한 결과가 바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이라면 명문대학을 나온들 어디서 일자리를 구하겠습니까.
우리 모두가 유념해야 할 것은 기업의 소중함입니다.
또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장경제가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기업경영 일선에서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는 여러분들의 책무가 참으로 크다고 봅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도 이러한 맥락에서 상호간의 이해를 높여야 하겠습니다.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가 갖춰져야 하고 가격을 낮추면서 품질은 계속 높여가야 합니다.
우리경제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선전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데에는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그동안 투자와 수출을 통해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어온 대기업의 역할과 사명은 존중되어야 하겠습니다.
다만 대기업의 선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수많은 중소 하청업체들의 분투어린 노력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해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고 사업파트너로서 배려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큰 기업을 넘어 존경받는 기업이 될 것이고, 나아가서 우리사회는 바람직한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부도 그런 측면에서 걱정하는 것이지 대기업의 역할과 공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論語에 나오는 짧은 어구 하나를 소개하면서 제 강연을 마치고자 합니다.
애지 욕기생(愛之 欲其生),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게끔 하는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7월 31일
기획재정부장관 윤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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