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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_선생님 수업기간 시즌 인사말

혼자만의 시간 활용법.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방에서 울긋불긋 물든 예쁜 단풍을 볼 수 있는 가을이 돌아왔네요.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책 많이 읽고들 계신가요?
얼마 전에 여러분이 읽기 좋은 책들의 목록을 정리해 나눠주었는데, 혹시 그중에 읽은 책이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어찌 되었건 이 계절이 독서를 하거나 사색하기에 좋은 계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요즘은 어디에서나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지루할 일이 없습니다.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세계 어디에서 일어난 일이건 알아볼 수가 있고, 음악을 듣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세계 어느 곳의 친구와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여러분은 아마 상상도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세상과 소통할 길은 이렇게 활짝 열린 반면에 나를 성찰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떠올려 보십시오.
문자를 보내지도 않고, 웹서핑을 하지도 않고, 음악을 듣거나 게임도 하지 않았던 여러분의 마지막 순간이 언제였는지 떠올리기 힘들 겁니다.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오롯하게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이 여러분에게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꿈꾸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를 상상하고 꿈꾸기보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현란한 기술에 현혹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상상하기를 멈춘 인류의 앞에 진일보는 존재하지 않으며, 미래 세대의 주역인 여러분이 꿈꾸기를 멈춘다는 것은 참으로 절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부를 하라는 압박도 아니고 책을 읽으라는 강요도 아닙니다.
그저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하늘을 쳐다본 채, 여러분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을 무언가 다른 활동들로 꽉꽉 채워 넣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여백을 주고 한 발자국 물러서 보십시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여러분 앞에 펼쳐질 수 있다는 상상을 가져보세요.
학생들은 저에게 이상론자라고 말합니다.
가질 것 다 가져봤으니 마음 편한 말을 할 수 있는 거라고 불평하는 학생도 있더군요.
그럼 제가 반대로 물어보겠습니다.
현실론자인 여러분은 지금 이상론자인 나보다 더 행복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이 입시라는 치열한 경쟁 제도 안에 끼어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라도 말입니다.
하늘 한 번 볼 시간이 없다던 여러분은 지금 분초를 쪼개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까?
아마 아닐 겁니다.
하늘을 보고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은 이상론이 아닙니다.지극히 현실적인 제안입니다.
잠시 멈춰 쉬어갈 여유를 가진 사람이 다음 경기를 더 잘 치르는 법이니까요.
혼자만의 시간을 현명히 사용하십시오.그 시간이 여러분에게 여유를 가져다줄 겁니다.
그럼 오늘도 공부 열심히 하세요.
2000년 00월 00일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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