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s Off on 이임사_농협 임원 이임인사말(새로운 이와 가는 이)

이임사_농협 임원 이임인사말(새로운 이와 가는 이)

새로운 이를 얻기 위해서는 가는 이도 있어야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직원들께 감사합니다.y
추운 겨울에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 하는 저의 입장을 부디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봄이었다면 조금은 훈훈하게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요.
오늘처럼 추위가 귓불을 얼얼하게 만들고 눈만 내어놔도 칼바람을 실감하게 만들고 있어서 참석하신 분들에게 송구할 따름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짧게 인사를 드리고 따뜻한 밥이라도 함께 들러 가시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자리가 협소하고 날씨마저 따라주지 않는 가운데 저의 떠나는 길에 배웅을 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로 23년간 근무하던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저리고 먹먹함을 느끼는 바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라는 사실에 그만 멍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때보다 한순간, 풍경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으며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지 않겠노라 다짐을 하였습니다.
부디 아이처럼 눈물이 나지는 말아야 할 텐데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아침에 했던 다짐과 계획은 말짱 헛일이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의미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제가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며 행복하였듯이 저의 후임으로 오시는 분에게도 너그러운 동료애를 베풀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동안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농협은 저에게 참 고마운 곳이었습니다.
저에게 보람을 주고 인격을 성장시켜주었으며 행복한 가정을 일구게 도와주었습니다.
이곳에서 사랑하는 부인을 만나고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저에게는 정말 뜻깊은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쉬운 마음이야 어찌 말로 다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의 23년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렇게 행복한 농협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선배님들이 땀과 노력이 닦아놓은 발판이 저에게 덤으로 주셨기 때문입니다.
저와 함께 했던 시간 동안 행여 저에게 서운한 생각이 있던 분이 계신다면 제 부덕의 소치이니 이제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모두 이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일하는 과정 중에 발생했으리라 믿습니다.
더 좋은 농협을 만들기 위하여 후배들이 발전시킬 여지를 남기고 가니 홀가분합니다.
저의 못 다한 꿈을 만들어갈 여러분이리라 믿으며 제가 가는 것이 어쩌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이를 얻으려면 누군가는 떠나야 하는 이치이겠지요.
빌 히비트 (kpmg 이사)는 버리는 것이 있음으로 인해서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하였는데요.
어벤던 앤드 테이크(abandon & take), 즉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어떤 것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 모두 실패하게 된다.
요컨대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하기 전에 버려도 좋은 것을 정하고 나서 움직이라는 말이다.
그러지 않으면 바라는 것도 얻을 수 없고, 더 나아가 수중에 있는 것까지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무릇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오지 않고서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y
태어나려는 자는 그 세계를 부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전의 것과 새로운 것을 한 그릇에 담으려다가는 어느 것이 낡았고 어느 것이 새로운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고 말 것입니다.
자고로 버리지 못하는 사람 혹은, 조직이 있다면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없는 법이니 저는 가는 길이 그리 슬프지 않습니다.
그동안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y
2000년 00월 00일
사원대표

Advertisement